볼리비아 대통령 이보 모랄레스가 전 세계 2만여 명의 군중이 모인 회의장에서 "지구가 아니면 죽음을!"이라고 되풀이해 말했다. "우리는 반드시 지구를 지켜낼 것이다"라는 그의 각오에 지켜보던 사람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이보 모랄레스는 작년 실패로 막을 내렸던 코펜하겐 기후회의의 대안 성격의 국제회의를 볼리비아에서 개최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중단된 항공기 운항 탓에 아프리카, 유럽, 인도의 대표자들이 참석하지 못했지만, 120여개 국가에서 참가자들이 모여 들어 회의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볼리비아 회의는 UN 기후회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하지만 올해 멕시코에서 치러질 UN 16차 기후회의를 앞두고 풀뿌리 단체들이 모여 각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성격을 가진다.
볼리비아 환경부 대변인은 "이번 회의의 긍정적인 측면은 '사람들'에게 공간이 주어졌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국제기후협상을 이끌었던 사람들은 모두 정부 대표단이었다. 하지만 이제 공은 평범한 시민들에게 넘어간 상태다. 이는 그동안 몇몇 선진국 정부가 자신들의 책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볼리비아와 함께 일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은 국제기후법정 설립을 추진 중이다. 또한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를 확대하고, 기후난민을 돕기 위해 세계 각국이 국경의 장벽을 낮출 것을 촉구하고 있다.
볼리비아 토착부족인 아이마라족 대표는 기후정의의 문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까지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이야기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야말로 부자들이 이 땅에서 벌이는 일들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사람들이다."
푸에르토리코의 한 토착민 여성은 "UN의 정부대표단이 기후회의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가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기업가의 관점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려는 것은 풀뿌리 토착민들의 이야기다. 우리가 가진 지구에 대한 존경심과 책임감, 그것은 선진국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인간은 지구 없이 살 수 없지만, 지구는 인간 없이도 존재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멕시코 지구의 벗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대중의 요구가 정부에 수용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이번 회의의 결과를 토대로 원주민, 농민, 노동자,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각 지역 정부가 행동으로 나서도록 압박하는 운동을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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