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바마 정부는 유엔 IPCC에 참여했던 학자들을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국가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지난 6월 26일 미국 하원을 통과했던 기후변화 법안(발의한 의원들의 이름을 따 왁스만-마키 법, Waxman-Markey bill이라고도 불림)이 9월말 상원에서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지난주 화요일 휴스턴 집회에 동원된 석유회사 직원들 ⓒ Karen Warren/Houston Chronicle, via AP
하지만 최근 미국과 영국의 주요 일간지들은, 이 법안의 부결을 위해 석유회사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8월 19일자 가디언,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석유협회(American Petroleum Institute)가 기후변화 법안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집회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법안 반대집회는 텍사스 주 휴스턴을 시작으로 원유를 생산하는 미국 남부지역 11개 주에서 20여 차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석유협회는 원유 및 천연가스 관련 400여 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종의 로비단체이다. 이들은 기후변화 법안의 시행으로 입게 될 석유업계의 경제적 손실을 부각시키고, 석유회사 노동자들로 하여금 해당지역 상원의원들에게 법안 부결을 요구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지난주 화요일 휴스턴 시내에서 열렸던 집회에서는 3,000여명의 석유회사 직원들이 모여 기후변화 법안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법안이 통과되면 에너지 생산기업에 고율의 세금이 부과돼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사의 지원으로 근무시간에 전세버스를 타고 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석유회사들의 별다른 반대활동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집회는 이들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들은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를 부각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러한 집회가 풀뿌리 민주주의와는 관련이 없는 “Astroturf(인조잔디)"에 불과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석유회사들의 움직임은 부시정부의 지난 과오를 씻기 위한 오바마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들 환경단체는 다국적 석유회사의 경영진들에게 이러한 로비활동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엑손모빌(Exxon Mobil), 쉐브론(Chevron),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 등 다국적 석유회사들의 지원을 받는 기후변화 법안 반대 로비는 향후 몇 주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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