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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미, 원전 건설 찬성여론 14% 감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폭 피해경험이 있는 일본 국민들은 방사능 피폭에 대한 공포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진 발생 또한 잦은 탓에 시설물의 안전에 대한 규제나 피해 저감기술 등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무용지물로 확인된 지금 전 세계가 핵에너지의 미래에 의구심을 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일본 원전사고 이후 많은 나라들에서 핵에너지에 대한 반대 여론 증가가 감지되고 있지만, 가장 주목되는 것은 미국인들의 인식 변화다. 미국인들은 유럽인들에 비해 핵에너지와 핵기술을 좀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CBS 방송이 지난 3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미국 성인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미국인들의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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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미국 국민여론의 변화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우선 2008년 7월 57%에 달했던 원전 건설 찬성여론은 무려 14%나 감소해 43%로 나타났다. 이는 1979년 쓰리마일 사고 직후 조사된 46%에 비해서도 3%가량 낮은 것이다. 지난 30여 년간 원전 건설을 찬성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가장 낮았던 때는 1986년 체르노빌 사고 직후로서 34%에 불과했었다.

 

또한 응답자의 65%는 미국에서도 원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으며, 62%는 자신들의 거주지에 원전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원전 사고에 대처하는 정부의 능력을 묻는 질문에서도 58% 응답자는 미국정부의 준비 정도가  미흡하다는 시각을 보였다.

 

응답자의 87%는 향후 20년 내에 미국에서도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가능성 매우 높음: 53%, 가능성 높은 편: 34%). 자연재해에 대한 응답자 스스로의 준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65%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35%의 응답자들은 식량과 물을 비축(51%), 대피 준비(12%), 비상물품 패키지 구비(9%), 발전기 구비(5%), 피난처 혹은 지하대피소 마련(4%) 등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 <한겨레>가 전국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에 대해 응답자의 41.9%가 ‘안전하다’고 답했고 55.2%가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원전 추가 건설에는 응답자의 50.8%가 찬성했고 46.2%가 반대했다. 세계에서 원전 밀도가 가장 높은 우리나라에서 핵에너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승민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