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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스팸메일의 탄소발자국은 얼마나 될까?

인터넷을 이용한 통신은 편지 등 전통적인 통신방법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터넷 통신이 탄소 배출의 무풍지대는 아니다. 인터넷 사용은 전력 소비를 동반하기 때문에 일정한 양의 탄소 배출은 불가피한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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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온라인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우리가 배출하는 탄소배출 총량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이용한 통신에서도 이산화탄소를 불필요하게 배출하는 측면은 없는지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는 있다. 우리가 주고받는 메일량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데다가 대용량의 메일 서버 유지에도 적지 않은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이다.

 매년 받는 상업 이메일을 보내거나 걸러내거나 읽는데 약 135kg의 탄소가 배출된다. 이 양은 연간 차량을 200마일 운행한 것과 동일하다.  
 보안전문업체 McAfee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우리가 받은 이메일의 78%는 스팸메일이다. 매년 약 62조개의 스팸메일이 발송되는데, 여기에만 약 330억 kW의 전력이 사용된다. 이는 연간 2,000만 톤가량의 CO2e(탄소발자국의 단위로서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가운데 약 80%는 스팸메일을 읽거나 지우는데 소비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스팸필터는 소비 전력의 약 16%가량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밀히 말해 스팸메일 발송으로 생기는 탄소배출량은 그 비중이 그다지 크지는 않다. 왜냐하면 78% 가량의 스팸메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을 열지 않고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탄소배출량은 22%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에 비해 일반 메일은 우리가 시간을 들여 읽기 때문에 탄소배출량이 스팸메일보다는 상대적으로 많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주고받는 이메일 1개의 탄소배출량

● 스팸 메일: 0.3g CO2e

● 일반 메일: 4g CO2e

● 첨부문서가 있는 장문의 메일: 50g CO2e

 보통 이메일은 종이편지에 비해 1/60가량의 탄소를 배출한다. 따라서 우편으로 발송하려던 종이편지보다 메일 발송 회수가 60배를 초과하지 않는다면 탄소 배출 감소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메일 발송의 편리성 때문에 메일을 많이 보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혹시 자신이 보내고 있는 메일이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스팸이나 불필요한 메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메일 발 송 1건에 1원에서 10원가량 세금을 부과하자는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한다. 세금으로 거둔 비용은 세계 빈곤층 지원이나 제3세계로의 저탄소기술 이전에 사용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생각은 망상에 불과하다. 디지털 사회에 적합한 아이디어도 아닐뿐더러 네티즌들의 거센 저항이 예상돼 실행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금을 더 내라고 하면 과연 누가 좋아하겠는가?

 세금보다 더 좋은 방법은 네티즌들이 스스로 자신의 이메일 사용 패턴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나는 컴퓨터를 반드시 필요한 일에 사용하고 있는가? 혹 불필요하게 컴퓨터를 켜놓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보내는 메일의 내용은 상대방에게 꼭 필요한 정보인가? 우리가 던져야할 질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나의 작은 실천으로 지구를 구하고 제3세계 가난한 어린이들도 도울 수 있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 지금 당장 실천하면 된다. 당신의 손끝에 지구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말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승민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