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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지구공학은 인류를 구원할 것인가?

 인공화산, 인공구름과 같은 지구공학적인 접근방식이 자연과 인류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중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UN회의에서 제기되었다. NGO 기관인 그린그룹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고 있는 UN생물다양성협약회의에서 기후조작은 자연에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할 뿐 아니라 그 결과또한 불확실하기 때문에 위해성이 매우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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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atter Network


  나고야에 모인 190여개 나라 대표들은 인류의 삶과 경제에 가장 중요한 자원과 서비스의 원천인 숲, 강, 산호초의 파괴를 막아야 한다는 데에 근본적으로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지금은 자연계의 급속한 파괴를 막기 지구온난화를 막고 가뭄, 홍수, 해수면상승에 대처해야 하는 긴급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구공학적인 접근 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부 국가와 기업들은 태양복사열을 조절하거나 대기 중에서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등 기후변화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지구공학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많은 전문가들은 지구공학적인 접근방법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회피하려는 일부 선진국들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며, 그로 인한 피해는 개발도상국들이 입게 될 것이라는 점을 들어 강력한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구공학적인 기후변화 조절방안

● 바다에 인공적으로 철분과 영양물질을 살포해 플랑크톤의 증식을 활성화시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하는 방법: 조류증식과 어류 및 그외 해양생물의 폐사 원인이 될 수 있다.
● 바닷물을 대기 중으로 살포해 구름의 반사도와 응축도를 증가시켜 태양에너지를 우주공간으로 되돌려 보내자는 방안
● 우주공간에 태양열 반사장치를 다량 설치해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를 줄이자는 방안
● 인공화산 효과: 이산화황을 성층권에 대량으로 뿌려 마치 화산폭발로 분출된 이산화황과 화산재가 햇빛을 가려 지구냉각효과를 가져온 것처럼 대기에 막을 형성시켜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광선을 반사시키자는 방안
● 탄소포집 및 저장(CCS): 발전소, 정유공장, 천연가스 포집정에서 배출되는 CO2를 포집하여 지하 깊숙한 곳에 저장하는 방식으로서 이미 일부 선진국들은 기술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CCS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UN생물다양성 협약은 공상과학과 같은 지구공학적인 접근방법의 중단에 사실상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기상학회, 미국지구물리학회, 영국학술원 등 주요 과학기관들은 지구공학적인 기후 조절방법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발표했다. 캐나다는 지구공학적인 접근방법의 불확실성과 생물다양성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관해 깊은 우려를 표했으며,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자연환경보호그룹은 지구공학의 위해성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UN은 2013년 지구공학적인 기후 조절방안에 관한 평가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또한 미 하원 과학기술위원회 등도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보여 그 결과가 정책결정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자연을 보호하려는 것이 자연 자체의 본질적인 변화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우리에게는 보다 손쉬운 많은 대안들이 있다. 그것은 자연을 이용과 조작의 대상으로만 생각해 왔던 과거의 오류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우리들의 가치관과 사회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한, 기술이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은 망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미형 객원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