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포집저장기술(CCS)은 기후변화의 해결사로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말 그대로 연소된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기 전에 붙잡아서 지층이나 해저에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최근 CCS로 논란의 중심에 선 국가는 캐나다이다. 오일샌드를 채굴할 때 CCS기술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일샌드(타르샌드라고도 한다)는 지층에 존재하는 석유를 함유한 암석으로서, 캐나다가 오래 전부터 석유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을 해왔던 물질이다.
최근 영국의 금융서비스 회사 CFS와 세계야생동물기금(WWF)는 캐나다 알버타에 퇴적되어 있는 오일샌드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CCS를 적용해 제거한다는 것은 ‘완전한 허구’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오일샌드를 생산하는 공정은 석유를 채굴할 때보다 이산화탄소를 3배나 많이 배출한다. 오일샌드에서 석유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뜨거운 증기를 주입해 석유성분을 녹여야 하는데, 증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오일샌드의 천국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나라다. 확인된 매장량만 1,730억 배럴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매장량에 이어 석유생산 잠재량으로 보면 세계 두 번째 규모에 해당된다. 캐나다는 2008년 한 해에만 오일샌드로부터 하루 평균 1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었다. 2020년에는 하루 최대 450만 배럴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오일샌드 생산 공정에서 CCS의 이산화탄소 제거능력을 실험한 결과,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30%, 2050년 30~50%밖에 줄일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것도 가장 효율성이 높은 최신 기술을 사용했을 경우다. 오일샌드는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5%가량 줄일 수 있어야 그 효과가 석유와 비슷해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CCS를 통해 줄일 수 있는 오일샌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80%를 줄여야 하는 캐나다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많다.
IPCC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25~40%, 2050년까지는 최대 80%까지 감축해야 한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2007년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이 1990년 대비 26%나 증가했다. 이는 교토의정서의 감축목표인 1990년 대비 -6% 감축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CFS의 폴 모나험은 “작년에 캐나다의 오일샌드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10ppm이상 증가시켰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산업계는 CCS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를 보면, CCS는 최적의 시나리오로 적용된다 하더라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추기에는 부족하다는 교훈을 일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WWF 영국 지부의 데이비드 노먼 캠페인국장은 “CCS 기술은 적용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리고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캐나다는 확인되지 않은 CCS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탄소 기술에 투자하고 오일샌드의 확장을 막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준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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