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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독일 학자 1200여명, “핵에너지 탈피는 독일 경제에 약(藥)될 것


핵발전소가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대체 불가능하다는 핵산업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1,205명의 독일 학자들이 나섰다. 이들은 지난 4월 20일 “가능한 한 신속하게 핵에너지로부터 탈피해야 하며, 핵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독일사회가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요지의 비망록에 서명한 후, 관련 문서를 담당부처와 연방의회에 제출했다. 1,205명의 서명자 가운데 872명은 대학교수들로 구성되어 있어 “핵에너지 반대론은 무지의 산물”이라는 핵산업계의 주장을 무색케 했다(서명자 명단 보기).

 

독일 그론데(Grohnde) 핵발전소 ⓒdelkarm/flickr

 

이들의 견해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일 뿐 정복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한 사건이다. 인간은 고도로 복잡한 과학기술을 개발할 능력을 지녔지만, 그 과학기술을 완벽하게 정복할 수 있는 능력은 갖고 있지 않다. 이들은 또한 독일이 핵에너지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데 있어서 다른 나라에 비해 장점이 많은 국가라는 점도 환기시켰다. 불과 5년 만에 전력 공급에서 재생가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45%까지 끌어올린 포르투갈의 예에서 보듯이, 독일처럼 재생가능에너지 기술이 발달한 나라에서 에너지 전환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서명자들은 또한 “국가는 경제적인 이익에 앞서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핵에너지로부터의 탈피와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 독일이 다시금 세계 최고 수준의 학문과 과학기술을 갖춘 국가의 반열에 올라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체계는 경제에 부담을 주기 보다는 오히려 독일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여는 열쇠라는 것이 이들의 일관된 견해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