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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REDD로 생물다양성 감소할 수도

 지금까지 REDD는 넓은 숲을 보유한 가난한 나라들에게 재정지원을 통해 온실가스 흡수원인 숲을 보호하고 생물다양성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REDD와 같은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생물다양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 최근 환경보호론자들에 의해 제기돼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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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인도네시아의 산불 Ⓒ GREENPEACE


 최근 ‘탄소 균형과 관리(Carbon Balance and Management)’라는 저널에 실린 한 논문은, 세계 3위의 탄소 흡수원이자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지인 인도네시아 열대림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숲 = 생물다양성이라는 등식은 세계적인 차원에서는 성립될 수 있지만 모든 지역에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규모의 탄소 흡수원이 반드시 높은 생물다양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저지대의 숲보다 8배 이상 많은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이탄늪림(주1)은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산림자원으로서 REDD의 매력적인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탄늪림은 오랑우탄, 호랑이, 아시아 코끼리와 같은 동물의 훌륭한 서식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체 종의 수(식물, 포유류, 새 등), 특히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종의 수를 비교하면 이탄늪림보다는 저지대의 산림의 생물다양성이 더 높다.

 REDD에 의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탄늪림 보호에 치중할 경우 저지대 숲에 가해지는 개발압력이 높아져 기름야자나무(주2)와 펄프농장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기름야자나무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숲을 베어낸 후 불을 질러야 한다. 이 때 탄소를 방출하는 주요 원천은 나무가 아니라 어마어마한 탄소를 포함하고 있는 토양 내 이탄층이다.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바이오 연료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름야자나무 재배지를 확대하는 것은 온실가스를 줄이기는커녕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하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진아 연구원).


주1) 이탄늪림(Peat Swamp Forest): 주로 물이 많은 지역에서 잘 자라는 식물로 구성된 산림

주2)
기름야자나무(Oil Palm): 전통적으로는 식재료로 사용되었고 기존 연료와 혼합하여 가장 싼 값의 바이오 디젤을 생산하는 재료로 쓰인다. 83% 이상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우림에서 생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