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굴지의 은행들이 엄청난 환경파괴를 일으키는 사업에 자금 대출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지난 2003년, 국제 금융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대형은행들이 체결한 ‘적도 원칙(The Equator Principles)’을 위배하는 것이다. ‘적도원칙’은 환경파괴 및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는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전개발을 위한 카쟉스탄 서부 카스피해 앞바다의 인공섬 ⓒ Shamil Zhumatov/Reuters
27개국 86개 시민단체들은 화려한 허위광고에 불과한 ‘적도원칙’을 비난하며, 이 협약에 참여한 60여개 은행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들이 은행에 보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초대형 댐이 주민 생존에 필요한 강을 막고, 수천 명을 빈곤한 땅으로 몰아넣었다. 대형 광산 사업이 산 전체를 상처 입혔을 뿐 아니라, 광산에서 나온 쓰레기로 강과 바다가 오염되었다. 기름과 가스 수송관이 남긴 독성들이 황폐화된 산림과 위협받는 해양보호구역을 관통했다. 석탄 발전소는 이미 오염된 공기에 수백만 톤의 온실가스를 내뿜으며 오염을 가속화했다. 탐욕스러운 욕망으로 가득 찬 제지 공장들이 최후의 야생지역을 탐식했다. ‘적도 원칙’은 부끄럽게도 많은 것들을 허락하며 어떠한 ‘원칙’도 지키지 못했다. 우리는 매우 실망했다.”
은행들은 다음 달 ‘적도 원칙’의 개정을 논의하기 위해 스위스 쮜리히에 모여 시민단체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들은 여기서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는 에너지 사업의 펀딩을 제한하는 것과 자금 지원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의논하게 된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주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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