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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증가는 거짓?

독일의 보험회사인 Munich Re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자연재해로 사망하거나 다친 사람들의 수는 예년에 비해 매우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위협은 여전히 심각하며, 특히 실패로 끝난 코펜하겐 협상은 기후변화로 지출되는 보험비용을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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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w.alleganyhealthdept.com/


작년에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손실과 재산피해가 줄어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과거 10년간 연평균 사망자 수는 7만 5천 명가량이었다. 하지만 2009년 사망자 수는 1만 명에 그쳤는데, 작년 발생했던 최악의 자연재해로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파당시에서 발생했던 진도 7.6의 지진이 꼽힌다. 이 때는 모두 1,2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8년에는 2천억달러였던 재신피해액은 2009년에는 500억달러로 급감하였으며, 이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1,150억 달러에 비해 매우 낮은 액수이다. 작년에 가장 큰 재산상의 피해를 입혔던 사건은 1월 23일부터 25일까지 스페인과 프랑스 남서부를 강타했던 겨울폭풍이었다. 최고 시속 200km에 달하는 강풍으로 백만 명이 넘는 인구에게 전기공급이 중단되었고 경제적 손실도 51억달러로 집계되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의 재앙은 이제 줄어들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Munich Re의 수석연구원인 피터 회페(Peter Hoeppe)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답한다. “기후와 관련한 자연재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1950년 이후 기후변화 관련 자연재해는 3배가량 증가했다는 것이다. 같은 보험회사의 임원인 제워렉(Jeworrek)씨는 지금 당장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협상에 성공하지 않으면 앞으로 수십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 기후변화로 전 세계가 지불해야할 사회경제적 손실의 총 비용을 산출할 수 있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직 없다. 하지만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피해액이 적어도 수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 호주에서는 사이클론 로렌스가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에 상륙했던 덕분에 그다지 피해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그 바람에 산불이 더 넓은 지역으로 번져 호주 서부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2009년에 이재민의 수가 감소한 것은 다행스럽고 축복받은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의 위협은 여전히 존재하며 이를 잘 해결하고 피해를 줄이는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류종성 해외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