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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라이프스타일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음악애호가들이 지켜야할 5가지 계명

사람들과 대화할 때 “음악 좋아하세요?”라는 질문만큼 난감한 것도 없다. 장르가 문제일 뿐 음악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굳이 구분하자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음악을 찾아서 듣는 적극적인 음악애호가와, 그냥 들려오는 음악을 듣는 소극적인 음악애호가 둘로 나뉠 것이다. 어디에 속하던 음악 CD를 구입하거나 MP3 파일 한번 다운로드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매우 드문 경우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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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음악을 구매하는 방식은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카네기-멜론과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자들이 발간한 보고서 <다양한 음악구매방식이 에너지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참고할 만하다. 보고서는 여섯 가지 음악구매 시나리오별로 음악 생산에서 최종 소비에 이르기까지 사용되는 에너지양과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밝히고 있다.

(1) 자가용을 타고 음반가게에 들려 CD를 직접 구입하는 경우

(2) 온라인으로 음반을 주문해 자동차로 배달받는 경우

(3) 온라인으로 음반을 주문해 항공으로 배달 받는 경우

(4) 온라인에서 디지털 음원을 내려 받는 경우

(5) 온라인에서 내려 받은 디지털 음원을 CD에 담아 소장하는 경우

(6) 음원을 CD에 담아 별도의 케이스에 보관하는 경우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발생이 가장 많은 경우는 (1)
자가용을 타고 음반가게에 들려 CD를 직접 구입하는 경우다. 앨범 한 장 당 53 MJ의 에너지와 3200g의 CO2를 배출한다. 반면 4) 온라인에서 디지털 음원을 내려 받는 경우에는 에너지 소비량이 7MJ, CO2 배출량이 400g으로 가장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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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우이건 간에 디지털 음원을 내려 받는 방식은, 오프라인 운송을 수반하는 경우에 비해 최고 80%에서 최하 40% 가량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가진다. 오프라인 구매시 자가용을 이용하고 CD 생산과 배송포장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CO2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음원 내려 받기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직접구매 혹은 배송구매보다 항상 더 기후친화적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260Mb 이상의 파일용량을 내려 받아 CD에 담은 후 별도로 구매한 CD케이스에 보관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에는 (2) 온라인으로 음반을 주문해 자동차로 배달받는 경우와 비슷한 수준의 CO2를 배출하게 된다. 대용량이기 때문에 인터넷 이용과정에서 에너지 소비가 늘고 CD와 쥬얼케이스 제작과정에서 CO2 배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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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애호가들이 음반을 구입하고 소장할 때 ‘기후친화적인 음반구매’를 위해 지켜야할 계명은 다음과 같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후변화 관점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첫째, 음악을 구입할 때 CD와 디지털 음원 가운데 특별히 선호하는 형식이 없다면 가급적이면 디지털음원을 구입한다. 디지털 음원은 전자서적(ebook)과 달리 개인의 문화적 습관에 따른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둘째, 개인의 취향이나 소장가치 때문에 CD나 LP를 구매하고 싶은 경우에는 가급적 운송과정에서 CO2를 많이 배출하는 온라인 배송주문을 자제한다. 다른 일로 외출했을 때 걸어서 근처의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셋째, 디지털 음원을 내려 받고 컴퓨터하드 이외에 따로 보관 하고자 한다면, CD에 담아 별도의 케이스에 보관하는 것 보다는 외장하드나 휴대용 MP3플레이어에 담아두는 것이 좋다. CD케이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와 CO2 배출량은 의외로 높은 편이다.

넷째, CD와 MP3, 특히 스트리밍서비스로 음악을 듣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양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체로 컴퓨터의 전력소모는 오디오에 비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다섯째, 디지털 음원을 내려 받을 때 합법적인 구매방식이 아닌 일명 ‘어둠의 경로’를 이용한 불법다운로드는 자제하자. 습관화되면 될수록 구하고 싶은 음악을 찾아 인터넷의 바다에서 해매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에 비례해 컴퓨터 에너지소비량 역시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