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미국 안마당에서 일어나고 있다"
- 오바마 정부의 첫 번째 기후보고서 -
미국에서도 기후변화는 진행형
미국정부의 기후보고서 <지구기후변화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 Global Climate Change Impacts in the United States>가 발간됐다. 이 보고서의 내용을 접한 미국 언론의 반응을 보면 마치 벌집을 쑤셔 놓은 듯하다. 그만큼 미국인들에게는 생소하고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해양기상청(NOAA)의 주도로 수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해 작성한 보고서의 내용은 한마디로 기후변화가 미국에서 이미 오랫동안 영향을 미쳐왔으며 국지적으로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 가운데 한명인 제리 메릴로(Jerry Melillo)는 "기후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바로 여기 미국의 안마당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한다.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이 전 방위적이며 그 경향 또한 가속화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미국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에버글레이즈와 알래스카의 운명
보고서는 지구온난화와 미국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극단적인 기후현상들과의 연관성을 밝히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강우량과 강설량이 기록되고 있는 반면, 미국 남서부와 같은 곳에서는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걸프만의 경우처럼 해수면 상승도 문제다. 해수면 상승이 지속될 경우 플로리다 키스(Florida Keys) 제도와 플로리다 남부 에버글레이즈(Everglades) 습지는 침수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1958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 연안 해수면의 상대적 변화
특히 알래스카는 대표적인 온난화 취약지역이다. 지난 50년간 미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2배 이상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돼 눈이 녹는 시기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또한 빙하의 후퇴 속도가 빨라지고 영구동토층이 이미 녹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된다. 이대로 가면 75년 후 알래스카에서는 야생북극곰의 멸종을 불러올 것이다.
대규모 홍수의 위협은 물론 바다온도가 높아져 산호초가 사라지는 일도 자주 발생할 것이다. 기온이 상승하면 록키산맥의 야생화가 사라지고 산불이 빈발할 전망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내 기후변화현상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기후변화는 경제와 건강을 동시에 파괴한다
기후변화가 몰고 올 피해는 앞서 열거한 미국의 자연생태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역경제로부터 시작해 시민들의 건강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활영역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75년 후 맨하탄은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에 노출되고 캘리포니아에서는 포도재배가 크게 위축될 것이다. 폭염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의 수는 시카고에서 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미국은 기후변화문제에 있어서 홀로 동떨어진 외딴섬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정치인들과 광범위한 대중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변화’를 내걸고 승리했던 오바마 정부는, 이제 기후변화라는 미국 역사상 전혀 새로운 차원의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 대선 당시의 슬로건처럼‘변화’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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