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너지 분야의 대표적인 컨설팅 회사 ‘포인트카본이 전 세계 탄소배출권거래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18개국에서 약 4800여 명이 응답한 이 조사 결과는 배출권 거래시장의 미래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전망을 밝혀 주목된다.
응답자들은 현재 유럽연합의 배출권거래제(ETS)가 활력을 잃지 않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5년 이내에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총량제한배출권거래제(Cap & Trade)가 도입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배출권거래제 시행 여부가 갈수록 불투명해지면서, 2015년까지 미국에서 탄소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지난해 81%에서 올해 61%로 감소했다.
올해 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제16차 기후변화회의(COP16)가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는 응답이 늘어났다. 37%의 응답자만이 협약 성사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피력한 것이다. 작년 조사에서는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COP15)가 성공할 것이라는 응답이 59%에 달했었다.
전 세계적인 규모에서 배출권 거래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이 무너지면서, 2020년 기준 톤당 35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탄소가격은 31유로로 하향 조정되었다. ‘포인트카본’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탄소가격 약세 전망이 장기적으로 청정기술 투자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확실치 않다.”며,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중 47%는 장기적으로 탄소가격이 새로운 투자에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탄소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는 조만간 일본이 자국 내에서 시행할 계획인 배출권거래제에 의해 상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2015년부터 일본에서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될 것이라는 의견은, 작년 61%에서 올해 80%로 오히려 늘어난 상태다.
한편,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은 설문조사 이래 처음으로 유럽연합의 배출권거래제(EU-ETS)를 실질적인 탄소감축의 수단으로 평가했으며, 이 중 43%는 탄소감축을 위한 가장 비용효율적인 메커니즘이 배출권거래제라고 답했다. 실제로 EU-ETS 1기였던 초기 3년 동안, 유럽연합의 탄소배출총량은 배출전망치(BAU) 대비 2~5%, 즉 1억 2천만톤에서 3억톤 가량 감소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외에도 응답자의 약 4분의 3은 2012년 유엔이 산림분야의 온실가스 감축(REDD)을 기초로 산림파괴를 막기 위한 새로운 협약의 틀을 마련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종 횡령과 매수가 발생하면서 그 효용성에 비판이 이루어지고 있는 청정개발체제(CDM)와 공동이행제도(JI)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요구도 분명한 편이었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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