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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탄소 1톤만 배출하며 살아가기' 실험 끝나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일이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오랫동안 익숙해진 자신의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새로운 생활이 감내하기 힘들 정도로 불편한 것이라면, 생활 속에서 탄소 줄이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수는 그다지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탄소기술의 도움을 받고 개인적인 욕망을 약간만 조절하는 정도라면 어떨까? 

2011년 1월 시작된 스웨덴 린델씨 가족의 ‘‘1톤으로 살아가기(One Tonne Life)' 프로젝트가 6개월간의 실험 끝에 막을 내렸다. ‘1톤으로 살아가기’는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해 1인당 연간 7톤씩 배출하고 있는 온실가스를 1톤으로 줄이는 생활이 가능한지 살펴보려는 프로젝트다. 건축디자인회사 아후스(A-hus), 자동차 회사 볼보(Volvo), 에너지 기업 바텐폴(Vattenfall), 전기전자기업 지멘스(Siemens), 식품기업 ICA 등 총 5개 기업의 후원으로 진행돼 왔다(관련 기사: 온실가스를 1톤만 내뿜는 삶? 그래, 가능해).

 

 

지난 6개월 동안 린델씨 가족 네 명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1인당 연간 약 1.5톤의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웨덴 국가 평균인 7.3톤에 비해 80%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이 결과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수준에 견줘 40% 줄이겠다는 스웨덴 정부의 목표가 평범한 가정에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린델씨 가족은 탄소배출량을 1인당 연간 2.5톤 수준으로 줄일 때까지만 해도 과거의 생활방식을 크게 바꿀 필요가 없었다 한다. 하지만 1.5톤 수준까지 낮추는 데는 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이 가족은 프로젝트 후원기업들의 도움으로 1970년대에 지은 낡은 집을 나무집으로 재건축하는 한편, 10년 이상 타고 다니던 자동차는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로 교체했다. 가전제품들의 에너지 소비에 관한 컨설팅도 받았다.

탄소배출량이 가장 줄어든 분야는 '이동'과 '전력'이었다. 린델씨 가족이 자동차를 이용하면서 내뿜는 탄소의 양은 90%까지 줄어들었다. 전력 사용에 따른 탄소배출도 ‘0’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체 전력공급이 가능하고 소형 수력에서 전기를 얻는 집으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식생활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육식에서 채식 위주로 식단을 바꾸면서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탄소배출을 원래 목표인 1톤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린델씨 가족은 TV 시청도 줄이고, 쇼핑과 외식을 자제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소비하는 공간을 줄이기 위해 방 한 개는 폐쇄해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 결과는 1인당 연간 1.5톤. 원래의 목표인 ‘1톤으로 살아가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일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승민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