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유럽, 원전정책은 제각각

쟁점과 이슈 | 2011.06.02 16:42 | Posted by 기후변화행동연구소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유럽 회원국의 원전정책은 나라마다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은 과거처럼 원자력에너지를 옹호하는 입장에 서있는 반면, 이탈리아는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유보한 상태다. 독일은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발표했다. 최근 스위스 또한 현재 가동 중인 원전 5기를 2019년부터 2034년까지 폐쇄하기로 해 탈원전의 흐름에 합류했다.

독일 그론데(Grohnde) 핵발전소 ⓒdelkarm/flickr

 

원전정책은 제각각이지만 최소한의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유럽연합은 오는 6월 1일 원전 총 143기의 안전성을 검사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작하게 된다(관련 기사:  원전 스트레스 테스트 유럽 전역에서 시작돼). 하지만 스트레스 테스트의 적용범위와 강도를 둘러싸고 국가 간에 상당한 견해차가 드러난 상태다.

스트레스 테스트의 목적은 원전이 자연재해와 인간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 각종 인적재해에 보다 더 높은 회복력(resilience)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테스트를 통해 원전들은 과거보다 더 강한 지진이나 자연재해로부터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한다. 내진설계를 예로 들면 지금까지의 기준인 지진강도 6이 아니라 지진강도 8과 같은 더울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두 가지 종류의 자연재해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이에 대비해 안정성을 확보하도록 한 것도 새로운 규정 가운데 하나다.

자연재해 이외에도 인간의 실수에 의한 오작동은 대형 원전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인적재해 중에서 테러공격과 관련된 안전기준을 제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테러공격이 제외된 것은 영국의 반대가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영국은 프랑스와 체코의 지원사격 속에서 테러공격과 같은 위험은 유럽위원회나 원자력 규제당국과는 관련이 없고 국가안보기관의 소관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안전(saftey)과 안보(security)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원전의 스트레스 테스트 지표로 테러공격을 포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영국의 입장은 스트레스 테스트의 의미를 반감시킨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원전 스트레스 테스트의 주체는 개별 회원국이지만 그 결과의 검증은 유럽원자력안전규제그룹(European Nuclear Safety Regulators' Group: ENSREG)이 맡게 된다. 하지만 유럽위원회는 테스트의 결과와 무관하게 회원국들에게 원전폐쇄를 명령할 수 있는 강제적인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유럽의 원전정책의 향방은 오는 2012년 4월에 완료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큰 변화를 보이게 될 각국 시민들의 여론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은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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