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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에서 칸쿤까지

기후변화기금, CO2삭감에 지나치게 편중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이 극심한 날씨변화와 해수면 상승에 적응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현실에서 지나치게 많은 기후변화 기금이 온실가스 배출량 삭감 프로젝트에만 투자되고 있는 현실은 형평성을 결여한 것이라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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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ickr/centralasian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는 선진국들이 2010~2012년까지 매년 100억 달러를 개발도상국에 제공하는 ‘그린 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를 균등하게 지원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최근 환경개발국제협회(IIED)는 지원금의 11-16%만이 기후변화 적응분야에 지원될 예정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총 300억 달러의 지원금 중 10%에 불과한 30억 달러만이 개발도상국 적응 프로젝트에 배정되었는데, 그나마도 보조금이 아닌 대여금의 형태로 지급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펜하겐에서 약속된 적응 분야의 지원이 지켜지지 않고 있지만,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투자는 점차 강력해지는 기후재앙과 맞서고 있는 수억 명의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기위한 노력은 규모가 크고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안정화되는 추세에 있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기후변화 적응은 아직 소규모이고 국지적이며 새로운 시도에 해당하기 때문에 오히려 지원 기금을 증액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백만 명의 국민들이 해수면상승, 심각한 폭풍과 해일 등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있는 방글라데시처럼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은 지원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진국들은 코펜하겐에서 총 300억 달러의 ‘새롭고 추가적인 기금’을 신속하게 투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기금이 새로 조성하는 금액인지 다른 원조금액의 일부가 활용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 문제는 다가오는 칸쿤 회의(COP16)에서도 심각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미형 객원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