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학교급식을 먹을 권리

생각 나눔 | 2010.03.16 13:07 | Posted by 기후변화행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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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는 재미있는 광고 하나가 지하철역에 나타났습니다. 8살 재스민 메시아 어린이가 자신의 플로리다 학교급식에 대해 불평을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딸들은 학교에서 건강식을 먹는데, 나는 왜 먹을 수 없나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신의 학교에선 완전채식, 또는 부분 채식 메뉴가 아예 없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 것입니다.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 인근 유니언 지하철역에 대문짝만큼 크게 14개나 나붙은 이 광고를 낸 곳은 '책임지는 의약을 위한 의사회'(Physicians Committee For Responsible Medicine)란 비영리단체입니다. 이 단체의 의장인 닐 버나드 박사는 "단지 부모가 가난하다는 이유 하나로 평생을 좌우할 건강식을 선택할 수 없는 현실이 과연 미국의 정의에 합당하냐?"고 반문합니다.

미국은 2002년부터 학교과일채소프로그램을 시범도입한 후에 초등학교 아이들의 과일.채소 섭취량이 늘어나고 식생활 개선의 성과가 우수하자, 2008년 농업법 개정 때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예산도 향후 5년간 5억 달러로 대폭 늘렸습니다. 캐나다도 브리티쉬 컬럼비아(BC)주와 온타리오주에서 2005년부터 조금씩 확대해가며 시행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도 각 회원국들이 여러 방식으로 자체적으로 시행해 본 후 성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자 2009년 하반기부터 유럽연합 차원에서 매년 9천만 유로의 기금을 투입, 각국 정부와 매칭펀드 50% 형태로 6~10세 아이들에게 과일.채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근 지역에서 과일.채소의 재배과정과 수확을 직접 체험하면서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농촌체험 및 식생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선한 과일.채소는 저소득층 아이들일 수록 섭취량이 적어 계층간 영양불균형이 발생하기 때문에 국가가 먹을거리로 인한 건강 불평등을 방지하고 사회적 보건비용을 사전에 줄이기 위해 직접 개입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에는 저소득층 밀집지역의 학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정책을 통해 지역 농민들의 안정적인 농산물 판로를 보장하고 과채류 가격을 안정화하는 기능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입니다. 그 때문에 미국과 유럽연합, 캐나다는 모두 농업 관련 부처가 이 정책을 집행하고 교육 및 보건부처가 공동보조를 맞춰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교급식으로 제공되는 동물성 위주의 식단과 우유급식의 피해를 가장 많이 보는 것은 바로 학생들입니다. 학부모들이 급식비를 내면서도 정작 아이들은 급식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는 것은 누구의 책임일까요?

학교에 다니면서 병을 키우고, 방학이 되면 병을 고치기 위해 병원에 가서 지출을 해야 하는 부조리한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학부모와 학생 스스로가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환경과 생명을 살리는 먹을거리, 건강한 채식식단을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현주 (건강사회를 위한 한약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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