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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나눔

악성코드도 지구온난화의 적이라고?

"북극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 "남태평양 섬들 가라 앉다", "방콕, 50년 후에는 침수가능성", 지구가 몸살을 앓는 것을 대변해주는 신문기사의 헤드라인이다.  이런 기사들을 접하게 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에 상상만 하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서 독자들과 함께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Green 이라는 주제에 접근해 보고자 한다. 지금 우리는 컴퓨터를 통해 이 글을 읽고 있으며 이 컴퓨터를 동작시키는 것은 전력이다. 이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발전소에서는 수 많은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한다. 그렇다면, 지금 이 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Co2 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겠던가. 물론 얼마나 많은 양을 배출하는지 알기는 힘들겠지만, 한 대학의 결과에 따르면 브라우저를 통해 웹 페이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매초마다 20밀리그램의 Co2 가 생산된다고 한다. 우리가 Co2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말이다.


IT산업의 발전속도는 빨라,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할지도 모른다. 핸드폰, PMP, DMB, 전자사전, 이북등 다양한 디바이스들이 존재하며 컴퓨팅 파워가 보다 더 필요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전기를 필요로 한다. 전기사용량 1kWh는 전력생산과정에서 424g 의 Co2 가 발생한다고 하니, 집안의 수 많은 가전집기에 전기를 공급해 주고자 한다면 Co2 의 발생양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대단히 많을 것이라는 짐작은 선다.

하지만 많은 비즈니스들이 이제 인터넷과 컴퓨터를 떼어놓고서는 얘기할 수 없고,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또한 컴퓨터의 도움을 받고 있다. Co2 발생은 이미 기정사실이다. 물론, 우리들은 알고 있다. 온실효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고, 몇 십년 안에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올 것이라는 것을. 다행인 것은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친환경 정책이 지구를 살리기 위한 작은 노력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악성코드 낭비 전력, 얼마나 될까?
산업전반의 다양한 곳에서 녹색정책이 실행되고 있으며, IT 또한 예외는 아니다. 저전력, 가상화, 멀티코어 기술 등이 이를 뒷받침해 주는 기술들이다. 아무리 녹색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사용하지 않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이 뜻은 실제 사용자 층인 우리가 이런 노력에 힘을 더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답은 간단하다.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꺼 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컴퓨터를 사용해야만 할 때, 당신의 컴퓨터가 동작하고 있는 동안 의도하지 않게 지구온난화 가속에 동참하고 있을 수도 있다. 바로 악성코드에 감염되어 있다면 말이다.
악성코드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일단 감염 되면 공통적으로 컴퓨터의 자원을 많이 소모한다. 이 자원은 CPU, 네트워크, 디스크 등으로 나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원도 평상시의 사용전력과 최대로 사용할때의 전력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PC 의 전력은 평균적으로 130W 에서 최대 150W 정도이다. CPU는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만약 악성코드에 감염되어 CPU 사용률을 100%로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PC의 전력소모도 평상시의 전력과 다르게 최대치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즉, 20W 정도를 더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한 달이면 추가로 3킬로와트를 더 사용한다는 것이다. 의도하지 않게 평상시 보다 많은 소비전력이 발생하고 1.2kg 의 Co2 가 발생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악성코드 감염으로 Co2 발생도 더 많이 시키고, 전기세를 더 많이 지불해야 할 것이다. 한 가정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또는 더 나아가 전세계적인 수치를 포함하면 낭비되는 전력이 상상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3년도에 발생한 블래스터 웜의 경우, 초반에 1천여건 이틀뒤에 8천대 정도로 보고되었지만, 실질적으로 감염된 건수는 이 이상을 웃도는 훨씬 큰 수치로 예상된다. 여기서는 1천 건으로 산정하여 아래와 같은 전력을 계산해 보았다.

- 주택용 전압 기준으로, 평균 200kWh 사용을 가정
- 악성코드에 의해 추가 사용된 전력을 3kWh로 산정
- 1,000 대의 PC 가 블래스터에 감염


[도표 1] 주택용 전기요금표 : 2009년9월1일 기준



 [도표 2] 200W 사용가정에 악성코드에 의해 3W 초과 사용된 경우의 전력계산


- ( 200W = 20,130원 ) – ( 220W = 21,390원 ) = 1,260원
  200kW를 초과하게 되어 누진세가 반영되어 3단계인 168.3원 
- 악성코드 감염 전력 사용금액 (1,260원) * 1,000 대 = 1260000
- 국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1천6백만명 이며, 만3세이상 국민의 인터넷 이용률은 77.2%
  만약, 인터넷 가입자의 10%인 160만대가 감염될 경우  
  1,260원 * 1,600,000 = 2,016,000,000 원

주) 이 데이터는 단순한 가정하에 산출된 자료임을 밝혀둔다.

이것은 PC 의 전력만을 산출한 것이므로, 네트워크 트래픽이 과도하게 발생될 경우 이와 연관된 라우터, 스위치, 보안장비 등에도 영향을 주어 이 전력상승 분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높아질 것이다. 단순한 추정치지만 악성코드가 이러한 일에 동참한다는 것만은 분명 사실이다. 여기서는 악성코드에 의한 Co2 발생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지만, 이것은 단지 전체 중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는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하여 전세계적인 동참이 필요할 때이다. 누구 하나가 아니라 모두가 관심 가져야 할 대상이 된 것이다.

보안제품 사용으로 깨끗한 지구 만들기
이런 세계흐름에 미국 기업들은 기업현장을 녹색화하고 녹색제품을 구매 생산 판매하는 3대 그린전략인 Be Green, Buy Green, Sell Green 을 실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텔은 2001년부터 각 사업장의 조명을 에너지 절감형으로 교체했고, 에어콘과 환기시스템을 개선하여 5억kWh 전력을 절약할 수 있었다. 또한 델은 주요 납품 업체에 탄소배출 자료를 요청하여 탄소배출이 적은 업체에 일을 맡기고, 구글은 본사 지붕에 9,212 장의 태양판넬을 설치하여 1.6 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선하고 있다. 이것은 캘리포니아 1,000 여 가정의 전력과 맞먹는 수치이다.

한국정부에서도 녹색성장을 위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건축물에너지소비 총량제를 도입해 주택의 경우 2017년까지 냉난방 에너지의 60%를 절감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환경도 보호하고, 비용도 절감하는 이러한 녹색전략은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으로까지 확대되어야 한다. 에너지 효율 등급이 1등급인 제품 구매하기, 안 쓰는 가전제품 플러그 뽑기, 전열제품 사용 줄이기, 냉장고 문 자주 여닫지 말기 등이 우리가 알고 있고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여기에다 여러분의 컴퓨터에 보안제품을 설치하여 악성코드 및 외부위협으로부터의 공격을 차단할 수 있다면 어떨까? 내 자신의 컴퓨터도 보호하고, 악성코드에 의해 내 시스템 자원이 마구잡이로 사용되는 걸 막아 전력사용에 일련의 작은 역할이라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바로 큰 변화는 가져오기 힘들겠지만, 이런 작은 변화와 노력이 지속된다면 당신은 녹색환경을 지키는 녹색지킴이인 동시에 당신의 디지털 데이터와 자원을 지킬 수가 있는 것이다.

녹색실천, 아주 작은 노력으로도 바로 동참할 수 있다. 지금 이 글이 여러분들에게 Co2 생산을 자초하는 글이 아니라 Co2 를 줄일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으면 한다.@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 개인이 컴퓨터와 할 수 있는 쉬운 것들

- 자리를 비우거나 화면을 보지 않는 경우 모니터 전원 OFF
- 사용용도에 맞는 적절한 하드웨어 선택
- 스크린 세이버 사용하지 않기
- 모니터 밝기 줄이기
- 보안프로그램의 사용을 통해 컴퓨터를 안전하게 사용
- 컴퓨터 사용을 하지 않을때 콘센트 제거를 통해 대기전력 줄이기
- 운영체제의 전원관리 프로그램을 통한 절전
  제어판->전원옵션->전원구성표에서
  모니터 끄기 : 15분 후 또는 그 이하로 설정 
  하드디스크 끄기 : 15분 또는 그 이하로 설정
  시스템 대기 모드 : 30분 후 또는 그 이하로 설정




[참고]
[1] Climate Savers Computing
http://www.climatesaverscomputing.org/
[2] 국립산립과학원 탄소계산기
http://www.Kfri.go.kr
[3] 기후변화 홈페이지 CO2 계산기
http://www.gihoo.or.kr
[4] 에너지 절약 100만가구 운동
http://www.100.or.kr
[5] 한국전력 사이버지점
http://cyber.kepco.co.kr

| 시큐리티 분석가 정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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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안철수연구소의 시큐리티대응센터에서 취약점, 악성코드 및 네트워크 위협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안랩 칼럼니스트”뿐만 아니라, 다수의 보안 강연 및 컬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오픈소스(Open Source)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아파치 웹 서버의 정보를 제공하는 아파치사용자그룹(http://www.apache-kr.org)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보안정보의 저작권은 저자 및 ㈜안철수연구소에 있으므로 무단 도용 및 배포를 금합니다.


* 이 글은 2009년 11월 29일 안철수 연구소 홈페이지 전문가 칼럼에 실렸던 글을 안철수 연구소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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