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나눔

생매장 구제역 가축들의 역습 [시론] 생매장 구제역 가축들의 역습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 죽어간 생명들의 역습이 시작된 것인가. 구덩이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던 돼지들의 비명이 이제 비수로 돌아와 우릴 겨누고 있는 느낌이다. 생매장 당한 가축들의 피가 넘쳐 길가로 흘러나오는가 하면, 주민들이 마셔오던 지하수가 붉게 물드는 곳까지 발견됐다. 하지만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 재앙이란 놈은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녹아내린 땅에 비마저 쏟아지면 어디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비닐 두 겹만으로 가축 사체에서 흘러나오는 침출수를 막는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묻기에 급급한 나머지 매몰 장소선정이나 사후관리를 엉망으로 했기 때문이다. 워낙 서두르다보니 주먹구구식 매몰처리가 불가피했다는 변명도 들린다. 하지만 아무리 .. 더보기
온실가스 감축은 생존 문제, 낡은 경제 논리보단 승자의 길 가야 [Hot Potato] "온실 가스 감축은 생존 문제, 낡은 경제 논리보단 승자의 길 가야" ● 빨리 도입돼야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 온실가스 감축은 당장의 경제적 부담 때문에 피해도 좋은 사안이 아니다. 그 이유는 그것만이 기후변화에 맞서는 외길이기 때문이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최근 온실가스 탄소배출권거래제 시행을 "독박 쓰는 것"으로 비유했다 한다. 한 나라 장관의 언어구사력이 그 정도 수준인지도 씁쓸하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다. 문제는 그가 지닌 잘못된 인식에 있다. 배출권거래제가 왜 남 좋은 일만 시켜주는 일인가. 최 장관의 주장은 이렇다.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면 국제사회가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일부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 더보기
에너지대신 열정을 먹는 집, 살둔 제로에너지하우스 탐방기 깊은 산골 구불구불 내린천 옆길을 따라가다 보니 신영복 선생님께서 예쁜 글씨로 써주신 ‘살둔 제로에너지하우스’의 표지판이 보입니다. 그곳을 알고 찾아 가는 사람도 쉬이 지나칠 수 있을 만큼 소박하지만 멋진 표지판이었습니다. 샛길로 들어서니 바로 낯익은 집 한 채가 의젓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강원도 홍천군 살둔 제로에너지하우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왈-왈-” 덩치만 컸지 애교 덩어리인 진돗개 한 마리가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건축주이신 이대철 선생님께서 급한 일로 집을 비우셔서 사촌 형이자 제로에너지하우스를 함께 지으신 김건우 선생님께서 저희들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1. 이것들이 일당백을 하지요. - SIP와 시스템 창호 "우선 이것부터 보세요." 김 선생님께서 제일 처음 가.. 더보기
“동북아 기후변화 네트워크 만들자” “동북아 기후변화 네트워크 만들자” - 일본 키코 네트워크 히라타 소장 인터뷰 - 키미코 히라타 소장. 일본에서는 꽤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일본 내 기후변화 NGO들의 연대조직 키코 네트워크(KIKO Network)의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키코 네트워크는 동북아시아에서 세계 기후행동네크워크(CAN)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조직이다. 지난 11월 2일 동경 사무실에서 그녀를 만났다. 안병옥: 키코 네트워크에 대해 소개해 달라. 히라타: 일본 내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활동하는 약 150개 단체의 네트워크로 보면 된다. 회원조직 가운데 활동이 활발한 곳은 50여개 단체 정도다. 1998년 4월에 창립해 지금까지 기후변화협상을 모니터하고 일본 국내 정책을 변화시키기 위한 워치독(Watchdog).. 더보기
공장식 축산업, 이대로 좋은가? 공장식 축산업, 이대로 좋은가? 정진아(경희대 NGO대학원) 경제가 발전하고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과거에 비해 육류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육류를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면 비만과 성인병 증가 등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육류 소비의 이면에는 공장식 축산업이라는 심각한 문제도 있다. 동물의 복지나 권리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오직 인간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의 축산업 말이다. 예컨대 닭은 산란닭과 고기닭으로 나뉘어 사육된다. 산란닭의 경우 알을 낳을 수 없는 수컷은 태어나자마자 산 채로 죽는 경우가 많다. 암컷은 부리가 잘린 채 서너 마리가 함께 약 30×30cm의 비좁은 닭장에 가둔 상태로 사육된다. 산란닭은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알을 낳도록 강요받다가 산란능력이 떨어지면 도계장으로 향할.. 더보기
에너지 빈곤, 기본적 인권문제다 취사와 냉난방 문제 외에도 영양부족·신체질환 등 동반 선진국선 간접지원 방식 늘려 별도 복지법 만들어 지원해야 [한겨레-싱크탱크 맞대면 기고글] 복지정책이 잘 발달된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에너지빈곤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을뿐더러 국가의 역할도 매우 소극적이다. 세계는 세 가지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에너지 공급망의 붕괴 가능성, 에너지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에너지 빈곤층의 지속적인 증가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는 앞의 두 가지의 위기에 비해 에너지 빈곤층 증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에너지 빈곤은 취사와 냉난방 등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도 공급받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에너지.. 더보기
우리는 행복한가? 박현철(월간 함께사는길 주간) 선풍기, 라디오, 유선 전화기, 세탁기, 전기밥솥, 컬러TV, 컴퓨터, 자동차, 에어컨, 3G휴대전화, 전기오븐레인지, 게임 아이템…. 순서는 틀릴지 모르나 생활필수품으로 우리 사회가 소유를 열망한 품목들의 진화사는 이러할 것이다. 이른바 머스트 해브 아이템(Must have item)들인 셈인데 갖고 싶었던 명품이나 아이템을 얻거나 요행수로 구입하면 ‘득템(得 item)’했다고 미니홈피에 자랑하는 이들도 많은 모양이다. 이런 소유의 현상학은 1950년대 미국 경제가 황금시대를 열고 자국의 소비주의 문화를 이른바 세계표준으로 수출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소비주의가 견인하는 경제체제의 관점에서 보면 이 가공할 양식은 오늘날 경제개발 후발국들의 장밋빛 환상을 자양분 삼아 더욱.. 더보기
건강한 학교급식을 먹을 권리 최근 미국에서는 재미있는 광고 하나가 지하철역에 나타났습니다. 8살 재스민 메시아 어린이가 자신의 플로리다 학교급식에 대해 불평을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딸들은 학교에서 건강식을 먹는데, 나는 왜 먹을 수 없나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신의 학교에선 완전채식, 또는 부분 채식 메뉴가 아예 없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 것입니다.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 인근 유니언 지하철역에 대문짝만큼 크게 14개나 나붙은 이 광고를 낸 곳은 '책임지는 의약을 위한 의사회'(Physicians Committee For Responsible Medicine)란 비영리단체입니다. 이 단체의 의장인 닐 버나드 박사는 "단지 부모가 가난하다는 이유 하나로 평생을 좌우할 건강식을 선택할 수 없는 현실이 과연 미국의 정의에.. 더보기
악성코드도 지구온난화의 적이라고? "북극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 "남태평양 섬들 가라 앉다", "방콕, 50년 후에는 침수가능성", 지구가 몸살을 앓는 것을 대변해주는 신문기사의 헤드라인이다. 이런 기사들을 접하게 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에 상상만 하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서 독자들과 함께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Green 이라는 주제에 접근해 보고자 한다. 지금 우리는 컴퓨터를 통해 이 글을 읽고 있으며 이 컴퓨터를 동작시키는 것은 전력이다. 이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발전소에서는 수 많은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한다. 그렇다면, 지금 이 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Co2 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겠던가. 물론 얼마나 많은 양을 배출하는지 알기는 힘.. 더보기
코펜하겐... 그 이후 안병옥(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 “중국이 기후변화 협상을 하이재킹 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기후변화부 장관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코펜하겐 기후회의 실패의 책임을 놓고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상호 비난이 격화되고 있다. 가장 격앙된 쪽은 유럽이다. 중국이 조종하는 개도국들의 ‘벼랑 끝 전술’에 당했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유럽에서는 194개 가입국 중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효력을 갖지 못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유럽 탄소배출권시장도 위기감에 휩싸였다. 구속력 있는 감축목표 합의에 실패하면서 탄소가격이 일시적으로 곤두박질친 탓이다. 코펜하겐의 실패는 중국의 성공? 중국은 느긋한 표정이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미 협상 마지막 날 공식적으로 협상 결과에 만족감을 표시.. 더보기
월요일은 ‘고기 안 먹는’ 날 안준관(기후변화행동연구소 선임연구원) 기후변화를 이야기할 때 대부분 에너지를 많이 생각한다. 그래서 자동차를 덜 이용한다던지, 전기를 절약하고 적정한 난방을 유지하는 것을 기후변화대응 실천 활동으로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러나, 우리가 자주 먹는 육식 음식문화가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세계의 10억 마리의 소들이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3배가 강한 지구 온도를 높이는 온실가스이다. 월드워치연구소에 따르면 육류 생산이 전체 온실기체 방출의 최소 51%를 차지한다고 할 정도이다. 보통 겨울이 되면 사람들이 고기 등의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먹는 칼로리는 평균이상을 초과하고 있다. 보통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는 1인당 2000kcal정도면 충분.. 더보기
코펜하겐의 극적인 반전을 희망한다 이상훈(기후변화행동연구소 회원) “상원이 청정에너지 안보법을 코펜하겐 회의 이전에 통과시키고 오바마는 미국의 약속을 들고 기후협상에 참여해야 한다.” 기후 영웅 앨 고어가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2006년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대의를 외쳤다면 이번엔 책이다. 교토의정서 이후의 중·단기 감축 목표와 장기 감축 행동 규범을 결정짓기로 예정된 역사적인 코펜하겐 회의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그는 ‘우리의 선택: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발간했다. 앨 고어는 가까운 미래 시점에서, 미래 세대에게 받을 질문을 예상한다. 먼저, 이런 고통스런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 “당신들은 무엇을 생각했습니까? 눈앞에서 북극의 빙산이 사라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까?” 대신.. 더보기
지금은 '아니'라고 말할 때 김미형(기후변화행동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최근 2년 동안 세계를 아우르는 화두는 '기후변화'인 것 같다. 국내에선 아마도 '대운하'와 '저탄소녹색성장'이 아닐까 싶다. '대운하' 대신 '4대강 살리기'라 바꿔 부르고 있으나 둘이 다를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전혀 다른 것, 아니 반대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아무튼 죽어가는 강을 살리자는 데다 세계 이슈가 되고 있는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저탄소성장' 그것도 '저탄소녹색성장'을 하겠다니 그대로 믿는다면 우리나라도 이제 환경 선진국에 들어서나 싶어 뿌듯할 수도 있겠다. 또한 우리 생명을 지키는 일을 한다니 더욱 열심히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을 하여 세금으로 보답하리라 다짐을 할 수도 있을 것.. 더보기
기후변화 심리학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폭탄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듯하다. 마시는 술에는 폭탄주, 종합부동산세에는 세금폭탄이라는 이름까지 붙였으니 말이다. 올해에는 급기야 물폭탄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부산 주민들 물폭탄 세례.” 지난여름 시간당 90㎜ 넘게 쏟아진 폭우로 주택가 차량들이 급류에 떠내려가다 서로 뒤엉킨 사진과 함께 실렸던 기사 제목이다. 과격한 언사라면 외국인들도 뒤지지 않는다. “날씨가 미쳤다”라거나 “우리는 안전장치를 제거한 시한폭탄 위에 앉아있다”라는 발언은 오히려 진부하게 들릴 정도다. 문제는 이런 극단적인 표현들이 모두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데에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자 미국 오바마 정부의 에너지부 장관인 스티븐 추 박사의 발언.. 더보기
'그린오션' : 기후변화시대 기업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양인목 이사님이 새로운 책을 내셨습니다. '그린오션' 이 책의 판매금액의 1%는 저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기부하신다고 합니다. 친환경경영전략인 그린오션을 읽어 보시면 일석삼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녹색경영도 하고 기후변화도 완화하고....그리고,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도움을 주실 수 있는 기회!! 기후변화와 녹색경영에 관심있는 분들은 꼭 사서 보시길 권합니다. 책소개 이 책은 위기이며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는 환경변화 속에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친환경 경영전략을 제시한다. 기상이변과 자연재해, 물 부족, 에너지 고갈 등의 환경문제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업종별로 자세히 알아보고 전세계적으로 펼쳐지는 환경규제로 기업들이 감수해야 하는 비용과 제약들은 무엇이 있는지도 살펴본.. 더보기
코펜하겐으로 쏠리는 눈 안병옥(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인구 51만 명의 작은 도시다. 하지만 북유럽에서는 교역의 중심지이자 방문객이 가장 많은 도시에 속한다. 중세 덴마크어로 ‘상인들의 항구’를 뜻하는 이 도시에 최근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2월 7일부터 18일까지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 회의에는 190여개 국가에서 정치인, 관료, 환경운동가, 언론인 등 수 만 명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COP15에서는 2012년 효력이 만료되는 교토의정서 체제 이후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시기, 책임분담 등에 관한 협정문에 참가국들의 서명이 이루어지게 된다. 물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입장 차이가 좁혀질 경우에 한해서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은 “당신들은 많.. 더보기
불편한 진실, 그리고 잃어버린 20년 류종성(미 워싱턴주립대학 박사후과정, 기후변화행동연구소 해외연구위원) 불과 이삼 년 전만 해도 지구온난화의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편이었다. 온실가스 배출 책임을 회피하려는 사람들은 지구온난화의 책임이 인간에게 있다는 주장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만 해도 “태양흑점의 활동이 기온 상승의 주범이다” 또는 “화산폭발이 온실가스 증가의 원인이다”는 식의 주장이 횡행했었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미 상원에서 ‘불편한 진실’에 대해 강연할 때 석유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의원들로부터 ‘불편한 거짓말’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진실은 감출 수 없는 법이다. 앨 고어는 미 해군 잠수함이 북극에서 빙하의 두께변화를 측정했던 자료를 공개했던 장본인이다. 당시 그 자료는 군.. 더보기
나의 생활협동조합 이야기 최재숙(에코생협 상임이사/기후변화행동연구소 회원) 얼마 전 내가 일하는 생협 공간을 처음으로 개축했다. 7년 전 소박하게 시작했던 생협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생협은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려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따라서 물품을 전시하는 공간도 그런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이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는 이왕 사용하고 있던 시설과 재료를 다시 활용할 수 있기를 원했다. 7년 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원목 선반은 지금도 멀쩡하다. 따라서 교체할 이유가 없다. 바닥재로는 내구성이 강한 타일을 깔았다. 장판은 당장은 비용이 적게 들지만 2년 정도 사용하면 그걸로 끝이다. 반면 타일은 5년 이상 사용할 수 있어 훨씬 경제적이고 환경적.. 더보기
4대강과 기후변화 윤순진(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사) 기후변화의 여러 징후들을 경험하게 되면서 기후변화란 말은 이제 일상용어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기후변화란 말을 그저 아무 곳에나 수식용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이명박정부에서 추진하는 4대강사업에 대한 자료들을 보면 기후변화라는 말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가령, 4대강 사업의 5대 핵심과제 중 2개 과제를 기후변화문제와 연결해서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향후 물 부족(’11년 8억㎥, ’16년 10억㎥)과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하도 정비, 농업용 저수지 증고, 중소규모 댐 건설 등을 통해 충분한 용수(총 12.5억㎥)를 확보한다,” “둘째, 기후변화로 인해 빈발하는 홍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년 빈도 이상의.. 더보기
미국의 노후차 보상 프로그램을 보며 류종성(미 워싱턴주립대학 박사후과정, 기후변화행동연구소 해외연구위원) 지난 2월 미국 오바마 정부는 7870억 달러(약 1023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자금의 일부는 파산직전에 있던 GM과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계를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10억 달러(약 1.3조원) 규모의 ‘노후차 보상 프로그램(Cash for Clunkers)’도 이러한 정책의 일환이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신차구입보조금제도와 비슷하다. 소비자가 낡은 차를 폐기시키고 신차를 구입하면 정부가 일정액을 보상해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기준은 다르다. 우리나라는 2000년 1월 1일 이전 신규 등록된 차량이 기준이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연비를 기준으로 삼았다. 우선 보상을 받으려면 노후차 .. 더보기
여름철 폭염대책, 방법은 없는가? 조수남(아주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연구원/ 기후변화행동연구소 회원) 해마다 여름이면 세계 각국에서 폭염 발생과 그로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2003년, 멀리 유럽에서 올여름은 인도 델리(최고기온은 45℃)와 중국 베이징에서 39.6℃를 기록하였다는 소식이 들린다. 우리나라도 다른 해 보다 열흘이상 빠른 6월말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염 주의보가 발령되었다. 1994년 폭염의 기억 10년 이상 지났지만 1994년의 여름을 기억하는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 해 서울의 7월과 8월의 최고기온 평균이 32.2℃이었으며 7월 24일은 38.4℃를 기록하는 등 일 최고기온이 30℃를 초과한 날이 46일, 그 중에서 35℃를 초과한 날은 15일 이었다. 실제로 폭염기간 서울의 초과사망자가 889명이.. 더보기
수돗물 페트병에 감춰진 진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봉이 김선달도 울고 갈 시대다. 국내 생수 시장 규모가 작년에 4000억 원에 육박했다고 한다. 워낙 성장세가 가파르다 보니 내후년에는 국내 생수 판매액이 2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한때 가난 탈출의 상징이다시피 했던 수돗물은 천대받고 있다. 수돗물을 끓이지 않고 직접 마시는 국민이 1%대에 불과할 정도로 수돗물 불신의 벽은 높기만 하다. 경제가 어렵다지만 가격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10ℓ기준으로 6원 정도 하는 수돗물이 최저 6000원에서 최고 10만 원까지 하는 생수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휘발유보다 비싼 생수 많게는 수돗물보다 1만 배 이상, 휘발유보다 3배 이상 비싼 생수가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모든 조.. 더보기
에너지와 마을 공동체 박진희(동국대 교수,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사) 얼마 전 노조의 요청으로 ‘기후변화와 재생가능에너지’를 주제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강연이 끝난 후 참석자들이 가장 관심있게 질문했던 것이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에 관한 국내 성공 사례에 관한 것이었다. 강연에서 다루었던 주요 내용 중의 하나가 정부가 아닌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에 성공한 외국 사례들이어서 이에 대응할 만한 국내 사례를 듣고자 했다. 그런데, 당시 내가 참석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던 것이라고는 환경 운동과 에너지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들에 의한 시민발전소 건립, 산청 마을의 실험 정도 뿐이었다. 사실, 유럽에서의 경우처럼 지역 주민들이 주도가 되어 지역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하고, 이를 통해 .. 더보기
여름에 동복을 입어야 할 우리의 아이들 얼마 전 주부와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에너지절약과 기후변화에 대해서 강의하였다. 강의가 마치고 자기 경험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어느 한 주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아이는 중학교에 다니는데, 어느 날 아침 겨울 동복을 입어야겠다고 겨울 동복을 찾더라고요. 그래서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등교할 때 버스 안에서 에어콘을 너무 춥게 켜고 학교에서도 수업할 때 냉방온도를 너무 춥게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교실에서는 자리가 에어콘 바로 앞에 있어서 너무 춥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감기를 달고 살고 있습니다. 이거 어떻게 적당한 온도로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여름에는 너무 춥고, 겨울에는 너무 더운 경험을 하며 우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