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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보고서 맛보기

‘기회의 바다' - 해양풍력발전에서 희망을 찾는다

유럽에서 풍력은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천혜의 자원이다. 특히 유럽을 둘러싼 북해, 발트해, 지중해 바다는 바람의 세기가 강하고 많은 대도시들이 해안가에 위치해 송전도 용이한 편이다. 지난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해양 풍력에너지 국제컨퍼런스가 열렸다. 매년 개최되는 이 컨퍼런스에서 유럽풍력발전협회(EWEA)는 ‘기회의 바다(Oceans of opportunity)'라는 보고서를 통해, 해양풍력발전이 엄청난 경제성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건설계획 중인 해양풍력발전 시설용량만 유럽 전력의 약 10%를 충당할 수 있는 약 100기가와트(GW)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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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향후 12년 동안 약 360GW 용량의 노후발전소들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현재 유럽 전체 발전용량의 절반에 달한다. 이에 따라 EWEA는 2020년까지 총 230GW 용량의 풍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EWEA는 1990년 이래 풍력발전소 건설이 해마다 30%씩 증가해온 전례로 보았을 때 이러한 목표는 충분히 달성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발전소들의 절반 이상은 육상에 건설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육상 풍력발전소는 여러 가지 한계를 갖는다. 부지를 확보하고 송전선을 연결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며, 주변지역의 기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바다에 건설되는 풍력발전소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바다 경관을 해친다거나 어업을 방해한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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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가 제시하는 해양풍력발전의 경제성은 엄청나다. 2020년에는 2600테라와트시(TWh, 테라는 1조)의 전력(전체 전력의 60-70%)을 생산할 수 있으며, 2030년에는 3400TWh(전체 전력의 80%)를 해양풍력발전으로만 충당할 수 있다고 한다. 기술적인 부분만 고려한다면 2020년에는 25000T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유럽전체 전기사용량의 6-7배에 달하는 양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결해야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연합, 유럽연합 회원국, 전력사업자, 풍력협회 등이 이 목표 달성을 위해 강력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들의 협력을 통해, 연안관리계획 수립, 전력 송신망 확대, 발전기 기술의 발전 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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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emens


현재 유럽에서 계획 중인 100GW의 해양풍력발전소가 설치되면 매년 2억t이 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유럽국가 전체에서 풍력발전에 투자되고 있는 금액은 매년 25억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4조4천억 원에 달한다. 미국도 지난주에 풍력발전 분야 연구개발에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천억 원)를 투자하는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는 해양에너지 개발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다. 대부분의 산업시설과 대도시들이 해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전력수송단가를 낮출 수 있는 장점에 속한다. 게다가 서해바다는 평균수심이 44m 밖에 되지 않아, 풍력발전시설을 건설할 수 있는 입지조건도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부이식 풍력발전기도 개발되어 있어 동해와 남해에도 얼마든지 설치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정부의 의지다. 우리 정부가 핵에너지 대신 바람과 햇빛에너지의 가능성에 눈을 돌리는 날은 언제일까?(류종성 기후변화행동연구소 해외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