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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눈에 비친 연구소

기후변화가 ‘의료 비상사태’ 불러올수도(헤럴드경제, 2009.8.31)

이상고온과 가뭄으로 미국의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한 ‘의료 비상사태’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1일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발간 웹진(클리마)에 따르면, 미국의 기후변화 웹사이트인 ‘클라이밋 프로그레스(Climate Progress)’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이 인류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온실가스로 인한 기온상승은 우리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진행 중. 미 해양기상청(NOAA)은 지금과 같은 증가속도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하면 2090년에는 미국 전역에서 평균기온이 섭씨 4?5도 가량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캔자스주에서는 32도를 넘는 날이 무려 4개월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25일 이탈리아 로마는 40에 이르는 폭염이 발생했다. 이러한 폭염은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 못지 않게 의료 비상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지난 2003년 유럽에서는 폭염으로 3만명 이상의 초과사망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역사상 가장 무더웠던 1994년 서울에서만 700여명이 숨졌다. 2032년 이후 서울지역에서만 폭염으로 연간 300명 이상 숨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폭염은 대지의 기온을 더욱 상승시켜 산불, 식물 고사, 대기환경 악화 등을 유발한다.

기온이 올라가면 여름철 대기 중 오존농도가 증가해 광화학스모그가 발생한다. 광화학스모그는 식물을 말라 죽게 하고 사람에게는 두통, 호흡곤란, 폐수종, 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일으킨다.

폭염은 노약자나 사회경제적인 약자들의 건강을 더 크게 위협한다. 노인이나 어린이, 폐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치명적이며 가난한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는 경우가 많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연구소는 “도시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열섬효과로 농촌지역보다 최대 5도 정도 온도가 높아진다”며 “폭염과 같은 기후변화는 도시주민과 노약자의 건강을 크게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