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학자들이 최근 ‘밀레니엄 소비 목표(Millennium Consumption Goals, MCGs)’를 제도화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기후변화 피해를 막고 저개발국의 빈곤문제를 해결하려면 선진국의 과도한 소비습관이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2000년 유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밀레니엄 개발 목표(MDGs)’를 떠올리게 한다. 밀레니엄 개발 목표는 2015년까지 저개발국가의 빈곤, 물부족, 영아사망, 문맹률, 에이즈 확산 등 8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2개국이 긴밀하게 협조할 것을 천명한 것이다.
최근 스리랑카에서는 갑작스런 홍수와 한파로 40여명이 사망하고, 논과 밭이 파괴돼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홍수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호주 등 기상재해 피해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있다. 올해 농산물 가격상승을 포함한 농업위기를 경고하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잇따른다.
2007년 엘고어와 노벨 평화상을 공동수상했던 IPCC의 모한 무나싱히(Mohan Munasinghe) 부의장은, 저개발국 빈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기상이변의 원인은 선진국들의 이산화탄소 배출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중요한 것은 저개발국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이 아니라 과소비를 줄이려는 선진국들의 노력이라는 것이다.
밀레니엄 개발 목표와 소비 목표는 개도국과 선진국에서 짝을 이루어 병행되어야 한다. 개도국 입장에서는 빈곤 해결이 당면 과제지만, 선진국에서는 과도한 소비에 기인한 환경문제가 문제의 핵심이다. 선진국에서의 소비 변화는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선진국 시민들의 삶의 질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1. 2020년까지 선진국의 과체중과 비만율을 절반으로 줄인다. 이렇게 되면 식량자원의 과도한 소비로 발생하는 환경문제와 질병 및 사망에 관련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 주 40시간(+a) 근무를 절반으로 줄여 20시간 근무제로 전환해야 한다. 일자리를 나누어 고용을 확대해 삶의 질과 건강을 추구하는 것이다.
3. 부유층에게 세금을 더 부과해 부의 분배가 좀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세계 인구의 20%에 불과한 부유층이 낭비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전 지구 자원의 85% 이상을 독점적으로 소비하는 시대는 막을 내려야 한다.
4. 걷기나 자전거 타기처럼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 교통수단을 늘려야 한다. 이는 시민들의 건강을 증진할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와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금속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더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중요하다.
5. 보건의료 혜택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차별 없는 보건의료 혜택은 개발도상국만 아니라 미국 등 여러 선진국에서도 여전히 성취되어야할 과제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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