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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기후변화대응 성적표

 저먼워치와(Germanwatch) 유럽기후행동네트워크(CAN Europe)가 12월 2일과 6일 연달아 기후위험도지수(CRI)기후변화대응지수(CCPI)를 발표했다. 매년 발표하고 있는 지수 적용 결과는 이번이 여섯 번째다.

기후변화 피해는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확산 중

기후위험도지수(CRI)는 극한 기후현상에 대한 국가별 취약성을 평가하는 지수이다. 이 지수를 적용한 결과, 1990년부터 2009년까지 기후변화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국가는 방글라데시(1위), 미얀마(2위), 온두라스(3위), 니카라과(4위), 베트남(5위), 아이티(6위), 필리핀(7위)의 순으로 나타났다. 눈에 띠는 것은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던 10위권 내 국가들이 모두 개발도상국가라는 점이다. 2003년 폭염 피해가 컸던 이탈리아를 제외한다면 20위 권 내에서도 선진국이 포함된 경우는 없었다. 태풍 매미와 루사 피해가 컸던 우리나라는 170개 국가 중에서 48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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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2009년 국가별 기후변화위험도 평가 결과


 전체적으로 보면 1990년부터 2009년까지 약 14,000여건의 기상재해로 목숨을 잃은 사망자 수는 650,000 명, 재산피해액은 2조1천억 US달러(약 2,4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2009년만을 고려하면 가장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류된 국가는 엘살바도르(1위), 타이완(2위), 필리핀(3위), 베트남(4위), 사우디아라비아(5위), 호주(6위), 캄보디아(7위) 등이었다. 우리나라는 105위를 기록해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위권 내에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인 타이완, 사우디아라비아, 호주가 포함되었다는 사실은 기후변화 피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국가는 없다는 명제를 다시금 확인해주는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은 브라질이 선두, 우리나라는 34위에 그쳐

 12월 6일 발표된 기후변화대응지수(CCPI)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추세(50%), 배출수준(30%), 기후변화정책(20%) 부문으로 나누어 기후변화대응능력을 산정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번에 평가 대상이 된 57개 국가 가운데 선두 그룹은 브라질(4위), 스웨덴(5위), 노르웨이(6위), 독일(7위) 등이 차지했다. 1위부터 3위까지는 기온 상승을 1.5℃로 제한하는 데 충분할 만큼 과감한 기후변화정책을 펴는 나라들을 위해 비워둔 상태다. 현재 이 기준을 만족시키는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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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회원국들의 기후변화대응지수 순위


 온실가스 배출 1, 2위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은 각각 54위와 56위로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됐다. 미국은 온실가스 배출수준과 기후변화정책에서 매우 나쁜 점수를 얻었으며, 중국은 기후변화정책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배출추세와 배출수준에서 순위가 매우 낮아 꼴찌에 가까운 56위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정책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34위를 차지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시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