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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내년 식량위기 가능성 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2011년 전 세계적으로 식량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 식량투기,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 동아시아 시장에서 치솟고 있는 식량수요 등으로 2011년 식량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FAO에 따르면, 주요 곡물인 밀 가격은 41%, 옥수는 47%, 설탕가격은 3분의 1일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최악의 식량 부족사태가 발생했던 2007∼2008년 1차 식량위기에는 멕시코에서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식량 폭동을 경험하기도 했다.

  FAO의 식량 전망은 2011년 중반까지 주요 곡물 가격들이 상승할 것이며, 2007∼2008년 1차 식량위기에 나타났던 최대 가격 수준 혹은 그 이상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에서 예상되는 인플레이션도 문제지만 식량가격의 폭등은 식량을 자급하지 못하는 지구상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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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ickr/IRRI Images


  FAO의 글로벌 식품가격지수(global index of food price, 밀, 옥수수, 쌀, 유제품, 설탕, 육류 등 주요 식품의 도매가격을 합산해 지수화한 것으로 세계 식량가격의 추이를 나타내는 지수)는 지난 10월보다 약 5% 정도 상승하해 197.1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차 식량위기 시의 가격 폭등 초기단계에서 나타났던 수준을 이미 넘어서는 수준이다.

  FAO가 확인한 식량생산 확대의 주요 장애물은 바이오연료의 생산을 위해 곡물 사용량을 늘리거나 설탕, 면화, 콩 등 비식용성 작물 등의 사용량이 증가 등이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선택권을 상실한 소비자들은 식량을 얻기 위해 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주요 생산물들에 가해지고 있는 가격압력이 둔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제사회는 2011년 식량 공급충격에 한 발 앞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FAO의 주장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FAO가 식량공급을 위협하는 요인의 하나로 기후변화를 지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FAO는 변덕스러워진 날씨로 밀생산량이 하락하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며,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앞으로도 이와 같은 현상이 빈번해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곡물 재배업자들의 오랜 골칫거리인 밀녹병(wheat rust) 역시 점점 더 퇴치하기가 어려워 엄청난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Ug99(밀 녹병에 저항성 유전자를 가진 밀 계통은 많지만 Ug99라는 이 특이한 계통은 기존의 저항성 품종을 거의 무너뜨릴 수 있다. 이 병원균 계통을 Ug99이라고 명명한 것은 우간다에서 동정되었고 1999년에 분류되었기 때문)로 명명된 새로운 종류의 치명적인 병원균 계통이 동아프리카로부터 확산되고 있으며, 전염성 병원균과 돌연변이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상업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밀작물의 대부분이 Ug99에 감염되기 쉬운 상태에 놓여 있으며, 더욱 강력한 독성을 가진 맥류줄녹병(stripe rust)종이 일부 지역의 밀 작물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식량투기꾼들이 곡물 가격상승 및 가격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하지만 FAO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이들의 활동 또한 곡물가격 상승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소연 객원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