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지구촌이 2013년 이후 어떻게 감축할 것인지를 결정할 덴마크 코펜하겐 제15차 기후변화협약 및 제5차 교토의정서 당사국회의(12월8~17일)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제사회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기후변화협약 및 교토의정서’의 190여 당사국들은 다음달 1일 독일 본에서 코펜하겐 기후회의의 준비협상에 해당하는 작업그룹(AWG) 회의를 열어, 협상문 초안을 놓고 본격적인 조율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런던, 도쿄, 토론토, 시드니 등 세계 80개 도시 시장단 및 대표단이 참가하는 ‘제3차 C40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가 18일 서울에서 나흘 일정으로 막을 올린다. 이 밖에 주요 경제국 포럼(MEF), G8 확대정상회의, 유엔 기후정상회의 등 협상을 측면 지원하기 위한 회의들도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국제사회는 2007년 발리 기후회의에서 합의한 ‘발리로드맵’에 따라 코펜하겐에서 지구촌의 최대 위협으로 꼽히는 기후변화에 대한 2012년 이후의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1997년의 교토의정서에 따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기후변화협약 부속서I 그룹 국가들이 지고 있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는 2012년 말로 만료된다. 이 때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여섯 번째의 온실가스 배출 대국이면서도 일단 2012년까지 감축 의무에서는 벗어난 우리나라로선 이 회의의 향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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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에서는 우선 부속서I 국가들이 교토의정서상 의무 감축 기간이 만료되는 2012년 뒤에도 의무 감축을 이어가도록 2013년부터의 추가 감축 규모가 합의돼야 한다. 또 온실가스 누적배출량 세계 1위인 미국이 감축 의무를 지지 않고 있는 상황과, 연간 배출량에서 미국을 제친 중국을 비롯한 인도·한국 등 온실가스 다배출 개발도상국들의 감축 노력 참여 방안도 결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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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들의 감축 노력 참여는 선진국들의 기술·자금 지원과 맞물려, 협상을 파탄으로 이끌 수도 있는 민감한 문제다. 김찬우 환경부 국제협력관은 “선진국과 개도국들이 서로 상대편에게 먼저 구체적 약속을 할 것을 요구하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논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에서 논의중인 기후변화 법안도 코펜하겐에서의 합의 수준은 물론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20년까지 1990년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계획을 내놓고 국제사회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의회 협조를 전제로 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일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한 협상 제안서에서 “국내법에 기초해 국제적 합의를 이루겠다”며 이 점을 분명히 했다.
기후협상에 참여해온 정부 관계자는 “개도국들은 미국이 구체적 수치를 내놓기 전에는 움직이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얼마나 세게 드라이브를 거느냐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후협상을 지켜보는 전문가 사이에는 국제사회가 코펜하겐에서 2013년 이후의 기후변화 대응체제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주요 국가들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코펜하겐에서 구체적인 부분이 모두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코펜하겐에서 후속회의가 제안되고, 후속회의에서 마무리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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