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연료란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만든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원료로 사용해 화학적 과정을 거쳐 만든 연료를 말한다. 사탕수수나 옥수수에서 추출하는 에탄올이 좋은 예다. 우리가 먹는 식용유도 넓은 의미에서는 바이오 연료로 볼 수 있다. 유채꽃 기름에서 얻은 바이오디젤로 달리는 차들도 많다. ⓒ www.altdotenergy.com
석유나 석탄을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 하지만 바이오 연료는 지구온난화 기여도가 극히 작고 대량생산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국가 경제도 도움이 되고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한다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바이오연료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8년 여름 베트남 쌀 가격 폭등에서 출발해 전 세계 곡물가격이 급등한 적이 있다. 그 원인 가운데 하나는 옥수수와 감자를 에탄올 원료로 이용하는 바람에 발생한 식량공급량의 감소였다. 또 옥수수와 감자 경작을 위해 주민들을 내쫒고 숲을 파괴하기도 한다.
식량작물을 이용해 생산한 바이오연료를 1세대 바이오연료라고 부른다. 이 1세대 바이오연료가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부작용을 가지고 있음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대안으로 목재나 폐기물에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이들 2세대 바이오연료 역시 부작용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근에는 3세대 바이오연료인 해조류를 이용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1970년대 석유파동 직후 이 연구를 시작해 기술적인 타당성을 검증했지만 경제적인 채산이 맞지 않아 1998년에 중단했다. 미국 재생가능에너지 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생산비는 갤런 당 2.5달러로 당시 경유 값의 2배였다. 하지만 미국은 최근 석유가격 급등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들이 해조류에서 바이오연료를 추출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3세대 바이오연료인 해조류가 갖는 최대 장점은 못 쓰는 땅을 연못으로 만들어 얼마든지 생산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해조류는 바다에서 직접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식량작물과 경쟁할 필요도 없다.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식량작물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필자가 계산으로는 미국에서 연간 소모되는 자동차용 경유를 바이오디젤로 대체할 경우 연간 141조 갤런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가로 세로 100km의 해조류 바이오연료 생산시설을 확보하면 된다.
하지만 3세대 바이오연료가 상용화되기까지는 넘어야할 벽이 많다.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는 기술적인 측면에 국한되어 있으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연구는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 확인된 해조류의 광합성 효율로는 경제성을 높일 방법도 마땅치 않다. 생산과정에서 폐기물 발생, 유전자 변형, 외래종 유입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이를 생산비용에 포함시켜 연구한 사례는 없다.
3세대 바이오연료가 진정한 대안이 되려면 과학기술, 경제, 환경 측면을 모두 고려해 그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양분야에서만 2019년까지 약 4백억원을 투자해 해조류에서 바이오연료를 추출하는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해조류 연구가 에너지안보, 온실가스 감축, 성장동력 발굴 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류종성 해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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