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고령화 문제는 광범위한 사회경제적 영향을 동반하는 이중의 고통이다. 우리나라의 사례는 아니지만 이 두 가지 도전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최근 영국 요크대학 스톡홀름 환경연구소(SEI)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장년층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 Jon Wilson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장년층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주요 온실가스 배출 그룹이면서 동시에 기후변화 피해가 집중되는 연령층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노년층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에 육체적, 재정적, 감성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베이비 붐 세대(Baby Boomers, 50~64세 사이의 장년층)’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이들은 소비사회와 함께 성장해 왔던 세대의 대표 격으로서 여행과 레저를 즐기는 층이다. 베이비 붐 세대는 노년층으로 접어들수록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생활방식을 버리고 상대적으로 더 많은 소비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조사 결과 이들의 탄소발자국은 영국인 평균보다 약 4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영국의 장년층들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이들은 기후변화를 우려하면서도 자신이 직접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영국의 장년층에는 ‘목소리와 기회를 함께 잃어버린 세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장년층이 기후변화 대응에 무능력하고 수동적이며 무관심하다는 통념은 바뀌어야 한다. 대신 이들이 처해있는 현실에 민감한 믿을만한 대리자들을 활용하거나 직접적인 대화를 촉진하는 등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연구팀이 제안하는 장년층을 기후변화 대응과 보다 친환경적인 삶으로 이끌 수 있는 10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기후변화 대응에 장년층의 참여를 활성화기 위한 10가지 방법
● 장년층은 소극적이고 육체적으로 약하다는 오래된 고정관념을 버리자. 연령은 더 이상 행동 방향을 결정짓는 지표가 될 수 없다.
● 장년층의 특성과 연령층별 차이를 제대로 알자. 단순한 행태조사 보다는 사람들이 중시하는 가치와 실제 행동양식에 주목하자.
● 자선단체, 상성 로컬 커뮤니티 그룹 등 장년층이 신뢰하는 정보원과 메시지를 활용하자.
● 장년층은 그들이 알고 신뢰하는 사람들의 제안을 더 잘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미 존재하는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서로 많은 정보를 공유하게끔 하자.
● 공포와 죄책감은 행동에 나서길 주저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다. 장년층이 받아들일 수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자.
● 장년층의 흥미를 유발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언어와 이미지를 활용하는 등 올바른 정보 ‘프레임’을 형성하자.
● 커뮤니티 센터, 교회, 가게, 병원 등 장년층이 서로 접촉할 수 있는 장소에서 실제 사례를 경험하게 하자. 좋은 사례는 나 홀로 행동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와 영감을 제공할 수 있다.
● 장년층의 갖고 있는 경험을 인정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등 포괄적인 대화법을 개발하자.
● 일방적인 교육을 하려하기 보다는 자발적인 참여와 토론의 기회를 제공하자. 교통비 지급 등 적절한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자.
● 장년층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는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에 필요한 제반 여건과 시스템 변화의 일부로 인식되어야 한다. 예컨대 장년층이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도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을 비롯한 편의시설을 주거지에 가까운 곳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AQUA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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