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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해수면 상승으로 위기에 처한 파나마 군도

여러 해에 걸친 산호초 파괴에 이어, 해수면 상승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한 파나마 군도의 토착민 수천 명이 정든 땅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밤이 되면 에메랄드 빛 바닷물이 발목까지 차오르고 섬 안의 오두막과 야자나무가 썩어가는 현실을 감내하지 못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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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토와 주변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파나마는 전 세계적인 해수면 상승과 함께 점점 더 깊숙이 가라앉고 있다. 방파제 역할을 해왔던 산호초들이 과다 채취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파나마 정부에 따르면, 자치구역의 토착민 32,000 명 중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이주해야할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코펜하겐 기후회의에서 전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속력 있는 협약 체결에 실패했다. 올해 멕시코 칸쿤에서 열릴 COP16에서 또 한 번 실패한다면, 파나마 군도의 주민들을 시작으로, 파푸아 뉴기니, 바누아투, 피지가 연이어 물에 잠기게 될 것이다.

식민지시대 스페인 정복자들에게 대항했던 파나마 토착민족 쿠나(Kuna)와 프랑스 해적, 파나마 권력자들은 인공 섬과 방파제로 섬을 확장하기 위해 산호 채취에 골몰해왔다. 파나마의 해양생물학자들은 수년 동안 산호 채취가 가져올 위험을 경고했지만, 전통적인 산호 채취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로 취급당했다. 대부분의 토착민들은 “신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오두막과 카누가 썩어가면서 밤마다 공포에 휩싸여 섬을 떠날 일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환경과개발연구소(IIED)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으로 현재 이주 위기에 처해 있는 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6억4,300만 명에 달한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주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