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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싶으면 온실가스를 줄여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 환경개선 뿐만 아니라 인류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의학저널인 랜싯(Lancet)에 실린 여섯 편의 논문에 따르면, 난방, 교통, 목축업, 전력생산 등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할 때 얻게 되는 주민들의 건강혜택이 상당한 수준이며, 지역에 따라서는 그 혜택이 감축비용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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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영국의 주거난방시설을 에너지 효율적인 설비로 교체할 경우 60만톤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으며, 인구 백만 명 당 850 DALYs (Disability-Adjusted Life-Years)의 인명손실을 줄일 수 있다(참고: DALYs란 질병이나 영아사망으로 인한 잠재적인 수명손실을 년으로 나타내는 단위). 인도의 경우에는 1억 5천만 개의 취사기구를 고효율 난로로 교체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 감소량은 10-20만 톤 정도이지만, 인구 백만 명 당 12,500 DALYs의 인명손실을 줄일 수 있음이 밝혀졌다.

교통부문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크다. 자동차를 저탄소차량으로 교체하고 자전거와 걷기를 권장하는 정책을 편다면, 심장병, 뇌혈관 질병, 우울증, 치매, 당뇨병 등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영국 런던에서는 인구 백만 명 당 7,500 DALYs, 인도 델리에서는 13,000 DALYs를 줄일 수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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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lfragment/Flickr


농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80%를 차지하는 가축사육에서 기술 진보와 함께 생산량을 30%가량 줄이면, 인구 백만 명 당 영국에서는 2,850, 브라질 상파울로에서는 2,180 DALYs를 각각 줄일 수 있다.

전력부문에서는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50%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정책이 성공할 경우, 인구 백만 명 당 유럽에는 104, 중국에는 52, 인도에는 1,492 DALYs를 줄이는 건강혜택이 예상된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한다면 인도의 경우 탄소감축비용(톤당 42불)보다 건강증진으로 얻는 혜택(톤당 46불)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환경개선 효과는 장기적이고 지구적인 규모로 관찰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이 가져다주는 건강증진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며, 특히 보건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일수록 그 혜택이 더 크다는 장점이 있다.

이 연구들은 코펜하겐 기후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문제를 인류건강 증진의 측면에서도 바라볼 수 있도록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향후 감축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자 할 때에도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류종성 해외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