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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독일, 핵폐기장 인근에서 백혈병 증가

 최근 독일의 핵폐기장 인근에서 암과 백혈병 발병이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가 된 지역은 아쎄(Asse)에 있는 핵폐기장 인근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다른 지역보다 백혈병 발병 사례가 두 배 이상 많았으며, 특히 여성들의 경우 갑상선암 발병률이 3배 이상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아쎄지역의 폐광은 1967년부터 1978년 까지 저준위 및 중준위 핵폐기물 126,000 드럼이 처분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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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물모양의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아쎄’의 핵폐기장에서 다른 곳으로 이송될 핵폐기물을 풍자하고 있다./ⓒ Hans-Dieter Hey

 현재 높은 암 및 백혈병 발병률과 핵폐기장 사이의 인과관계는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폐기장을 관리하는 연방방사선방호청(BfS)은 핵폐기물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러한 사례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2007년 연방방사선방호청이 위탁했던 한 연구에서도 원자력발전소 인근의 어린이들에게서 암과 백혈병 발생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당시에도 인과관계는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지 주정부 산하 보건부는 피해자들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원인을 파헤친다는 입장이다. 또한 원자력발전소가 인근 주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경고해왔던 ‘핵전쟁방지 국제의사회(IPPNW)’는 이번 사건으로서 핵폐기물과 암 및 백혈병의 관계가 입증된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아쎄의 핵폐기장은 ‘안전하다’라던 독일 정부의 홍보와는 달리 물이 유입되는 등 안전에 큰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방방사선방호청은 핵폐기물을 꺼내 다른 저장소로 옮긴 후 아쎄 폐기장은 폐쇄할 계획이다. 현재 이 핵폐기물이 어디로 옮겨질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은선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