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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유럽/아프리카] 아프리카 사막 태양광시설 건설계획, 생태식민주의 논란에 휩싸여

아프리카 사막에서 생산된 태양광에너지가 유럽 전역에 전력을 공급할 날이 멀지 않았다. 지난 7월 중순 지멘스, E.ON, RWE, 도이체방크, 뮌헨 리 등 유럽의 12개 기업들은 ‘데저텍(DESERTEC)’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데저텍’은 로마클럽이 창안하고 독일항공우주센터(DLR)가 구체화시킨 아이디어다. 4000억 유로가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2050년까지 유럽 전체 전력수요의 최소 15%를 북아프리카의 태양열 에너지로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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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저텍’ 프로젝트 태양열발전소 설치계획. 그림안의 가장 커다란 붉은색 사각형은 전 세계 전력수요를 충당할 만큼의 집중식 태양광발전(CSP: Concentrating Solar Power) 집열판의 면적을 상징한 것이다> 그림: http://www.desertec.org


‘데저텍’이 실현되면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태양광시설이 설치된다. 생산된 전력은 해저케이블을 통해 유럽에 공급될 예정이다. 독일 일간지 ‘쥐드도이체 차이퉁’은 데저텍으로 생산되는 전력에너지양이 약 100기가와트에 달하며, 10년 내에 유럽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00기가와트는 대략 100개의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이 프로젝트의 미래가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재원조달은 물론 태양광 건설 예정지역의 정치적 불안 등 넘어야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태양에너지 전도사로 알려진 헤르만 쉐어 독일 사민당 의원은 “북아프리카에 대규모 태양광 시설을 건설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대기업들의 대규모 단일프로젝트가 아니라 다양한 에너지원에 기반한 분산화된 재생가능에너지 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 프로젝트로 어떤 이득을 얻을지 불투명하다며 생태식민주의(eco-colonialism)의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