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0일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초래된 피해액이 이미 수십조 원에 달하고 있다. 유럽의 항공 마비사태를 불러온 이번 화산폭발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번에 화산이 폭발한 곳은 아이슬란드 남부 빙하지역에 속한다. 이는 일부 과학자들이 이번 화산폭발과 빙하와의 관련성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로이터 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 과학자들은 향후 수십 년 동안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화산폭발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는 논쟁적인 가설을 내놓고 있다. 화산 정상을 덮고 있는 빙하가 녹게 되면 화산 지층을 누르는 압력이 감소하고 마그마의 생성이 더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압력이 낮아지면 낮은 온도에서도 암석이 녹아내려 마그마가 더 쉽게 생성될 수 있다.
아이슬란드대학교의 화산전문가 지그문센 박사는 약 1만 년 전 빙하기가 막을 내렸을 무렵 아이슬란드에서 화산활동이 엄청나게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그 원인으로 빙하가 녹아내려 화산을 누르고 있는 압력이 약해졌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영국 리즈대학교의 파글리 박사는 남극의 에레부스산이나 알래스카의 알류산 열도, 남미의 파타고니아 지역 등이 지구온난화로 화산폭발 증가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 두 학자는 2008년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연구논문을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연구에서 조사한 아이슬란드의 한 화산은 1890년 이래 정상부의 빙하가 10% 감소함으로서 산 높이가 약 2.5cm 정도 상승했으며 약 0.8km3의 마그마가 더 형성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메커니즘이 모든 화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백두산이나 한라산처럼 정상부가 빙하로 덮여있지 않은 화산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일본의 후지산이나 시애틀의 레이니어산처럼 정상부가 얼음으로 덮여있는 화산들은 아이슬란드 화산들과 비슷한 운명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지구온난화와 화산활동의 관계에 주목하는 과학자들의 견해다.
화산폭발의 피해는 일부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아이슬란드 화산폭발의 여파는 유럽 항공기 운행노선을 가진 모든 국가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아이슬란드 화산폭발이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발생했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해명되어야할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화산활동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일부 과학자들의 주장은 갈수록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류종성 해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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