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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의 청정에너지 투자 성적표

전 세계 청정에너지 산업분야의 투자규모는 2005년 이후 2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청정에너지 산업이 21세기의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이 일치한다. 태양열, 풍력, 바이오에너지 및 에너지 절약기술 등은 각국의 석유의존도를 줄이고 일자리 창출과 온실가스 감축에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다. 최근 미국에 본부를 둔 비영리재단 Pew Charitable Trust는 지난해(2009년) G-20 국가들의 청정에너지 투자 성적표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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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청정에너지 투자액 1위 자리를 지켜왔던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선두로 올라섰다. GDP 대비 투자비는 스페인이 미국보다 5배나 많으며, 중국, 브라질, 영국은 3배가량 더 많았다. 이 수치는 발전시설에 투자한 액수만을 계산한 것이어서 모든 청정에너지 산업을 포괄하지는 않는다. 발전시설 중에서도 청정에너지 자격과 관련해 논란이 있는 원자력과 수력발전은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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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2009년 기준 재생가능에너지 총시설용량으로 평가한 TOP 10. (오른쪽): 2009년 청정에너지 투자금액으로 평가한 TOP 10.


우리나라는 2009년 2천만$를 투자해 G20 가운데 19위를 차지해 꼴찌를 간신히 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투자액 규모는 우리와 경제수준이 비슷하거나 처지는 스페인(5위, 104억$), 멕시코(11위, 21억$), 터키(12위, 16억$), 인도네시아(16위, 3.5억$) 등에 비해 크게 뒤처질 뿐만 아니라, 18위인 아르헨티나(8천만$)에 비해서도 1/4에 불과한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딴 분야도 있다. 지난 5년 동안 우리나라의 발전시설에서 차지하는 청정에너지 용량의 증가속도는 249%로 2위인 중국(79%)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하지만 성장속도가 빠름에도 불구하고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용량은 풍력/소수력/바이오매스/폐기물 분야에서는 18위, 태양광/지열/해양 분야에서는 13위에 그치고 있다. 이는 원전 위주의 발전정책이 남긴 폐해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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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소수력/바이오매스/폐기물 분야 G-20 국가별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용량(G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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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지열/해양 분야 G-20 국가별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용량(GW)


보고서가 밝힌 우리나라의 풍력과 태양열 발전용량은 총 0.7GW(기가와트)이다. 참고로 원자로 1기의 발전용량이 대략 1GW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청정전력산업의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다. 200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모두 20기, 총 18GW 용량의 원자력 발전소가 운전 중이며, 이를 통해 전체 전기의 34%를 생산하고 있다.

보고서는 각 나라별로 청정에너지산업의 전망을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와 영국은 2010년까지 전체 전력생산의 각각 25%, 20%를 재생가능에너지로부터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터키의 경우에도 2011년까지 15GW 용량의 풍력발전소를 건설하고 2020년까지 전체 전력의 25%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1%, 원전 비중은 59%로 높일 계획이어서 재생가능에너지 보다는 지나치게 원전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류종성 해외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