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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멕시코만 원유유출, 엑손발데즈 피해 뛰어넘어

5주 넘게 지속되고 있는 미국의 원유유출사고는, 지난 4월 20일 밤 멕시코 만 해상에서 작업 중이던 ‘딥워터 호라이즌’이라는 이름의 석유시추시설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근무하던 직원 11명이 실종됐으며, 이들은 모두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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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nbc


이 석유시추시설은 유정 개발 중인 영국의 석유회사 BP가 임차해 작업하던 중이었다. 시추시설은 사고 발생 이틀 뒤인 지난 달 22일 해저로 침몰했다. 이 과정에서 석유시추시설과 유정을 연결하는 파이프에 구멍이 뚫리면서 원유가 계속 유출되고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멕시코만의 원유유출량이 1,800만 갤런(6천 800만ℓ) 이상으로 추정되었으며, 최악의 경우 3,900만 갤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규모는 1989년 알래스카에서 발생했던 엑손 발데즈 호 원유유출량 1,100만 갤런의 4배에 이르는 양으로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BP 대변인은 이번 사고에 따른 하루 평균 원유유출량이 21만 갤런이라고 발표했었다.

BP는 지금까지 'Top Kill'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원유유출을 막기 위한 시도를 해왔다. 이 방법은 해저 유정에 점토 성분이 높은 액체를 투사해 추가유출을 방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을 시도한 지 하루가 지난 후 BP CLP는 이 시도가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어업, 호텔 및 식음료 종사자 등 사고 해안 100 마일 부근의 주민들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뿐만 아니라 루이지애나 주에 서식하던 새와 습지 식물 등 멸종 위기종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 한편, 해안 정화작업을 돕던 주민 7명은 어지러움과 두통 등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 의료진은 이들이 사고지역에서 장기간 작업했던 사람들로서 화학적인 자극 증상과 탈수 증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이 지역에서 정화작업을 하던 상업용 선박들을 모두 철수하도록 지시한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연안에서 유전 시추 계획을 취소하고, 새로운 심해 유전 시추허가를 유예하는 조치를 6개월간 연장할 예정이다. 또한 알래스카 부근 북극해에서 탐사용 유전을 시추하려는 계획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승민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