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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보수파와의 협상은 ‘중세 법정에서의 싸움’과 같아

지난 19일 호주 노동당 정부는 보수당에 탄소배출권거래제에 더 이상 반대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호주 대부분의 도시에서 일어난 폭염과 산불을 근거로 지구온난화에 취약한 호주의 기후조건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날 호주 남부에서는 거대한 산불이 일어나 화재경보시스템의 최고단계가 발동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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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의회는 2011년 7월에 탄소배출권 거래를 시작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두고 이번 주에 투표할 예정이지만 보수야당은 이를 저지하려 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호주는 유럽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자국 내에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는 나라가 된다. 하지만 이들 보수파 중에는 아직도 '기후변화가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인지 확신을 가질 수 없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케빈 러드 총리는 보수파와의 협상은 ‘중세 법정에서의 싸움’과 같다며, 중세의 법정이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를 법정으로 소환했던 것과 같은 일이 21세기에도 일어나고 있다고 비꼬았다.

하지만 이번 주 열리는 표결을 앞두고 정부와 보수파의 대립은 팽팽하다. 정부는 이미 보수파에게 농업부문의 탄소배출을 규제하지 않겠다고 양보했지만, 보수파는 광산 노동자들에 대한 규제 역시 양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호주 정부의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보수파의 제안에 비해 더 많은 CO2 감축은 물론, 일자리 확대와 예산 절감에도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보수파의 제안은 주요 배출원에 대한 보상에 치중한 나머지 2020년까지 360억 달러의 예산부족이 예상된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주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