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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보고서 맛보기

제대로 된 생태계 복원의 가치는 수십조 원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만으로도 수십조 원의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세계 환경의 날을 앞둔 지난 6월 3일 유엔환경계획(UNEP)은, 전 세계적으로 수천 개의 생태계 복원사업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개발사업보다 몇 배 이상의 수익을 창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대표적인 30개 사례는 생태계 복원사업이 갖는 경제적인 장점을 분명하게 확인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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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복원사업의 대표적인 예로는 농지개간을 위해 벌목한 숲이나 파괴된 습지 등을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토양의 안정도와 비옥도를 높일 수 있고 대기 중 온실가스를 흡수해 기후변화 완화에도 기여할 수도 있다. 자연생태계를 있는 그대로 잘 보전하면서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전 세계 생태계의 약 60%가 이미 파괴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생태계를 복원하는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과학지식에 기반하고 지역주민의 호응도가 높은 잘 계획된 복원사업은, 생태계를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시킬 수 있으며 동시에 경제적으로도 투자비용의 몇 배를 회수할 수 있다. 현재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남아공에서는 7년간 450만 달러를 투입해 드라켄스버그 산맥(Drakensberg Mountains) 일대의 목초지와 하천을 복원하였는데, 이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사업은 매년 740만 달러의 수익을 낳고 있으며 300여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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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태계 복원사업을 추진할 때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된 황소개구리나 배스와 같은 외래종 문제는 잘못된 복원사업이 오히려 환경재앙을 가져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보고서는 유럽에 도입된 미국산 민물가재를 잘못된 복원사업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들고 있다. 이 종은 스웨덴에서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민물가재를 복원하고자 들여왔는데, 지금은 유럽 21개국으로 펴져 유럽의 민물가재 고유종을 위협하고 있다 한다.

지구 생태계는 매년 700조 달러에 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는 각국의 경제지표에 포함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생태계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아 환경영향평가가 개발사업의 면죄부를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보고서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려면 제대로 된 생태계 복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규모 준설과 보 설치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4대강 사업 추진론자들이 되새겨야할 대목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류종성 해외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