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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기후변화로 초콜릿 없는 세상 올 수도 있다

초콜릿 없는 발렌타인 데이를 상상할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향후 20년 내에 초콜릿이 캐비어 만큼이나 희귀하고 비싼 기호품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 재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초콜릿의 역사는 기원전 중남미 지역 일대의 마야 문명에서 시작한다. 고대 마야인들은 종교적 의식을 통해 초콜릿 음료를 마셨고, 아즈텍 인들은 카카오 콩을 화폐로 사용했다. 그러다 16세기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스페인에 의해 유럽 왕실에 소개되었고, 현대의 대량생산 체제를 통해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

 

chocs.jpg 현재 전 세계 카카오 생산지는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리카 지역에 집중되어있다. 카카오 나무는 전통적으로 인간이 재배하던 작물이 아니었다. 주로 생물다양성이 높은 열대 우림에서 자라며 성장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지난 100년간 카카오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3%씩 꾸준히 증가했다. 농부들은 카카오 생산을 위해 숲을 없애고 그 자리에 생산력이 높은 하이브리드 카카오 종자를 심기 시작했다.

 

그 결과 토양침식으로 땅의 생명력이 줄어들고 카카오 나무의 수명이 짧아졌다. 농부들은 그 땅을 떠나 다른 곳에서 숲을 밀어내고 카카오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 경작의 지속가능성은 보장하기 어려워졌다.

문제는 숲의 파괴가 카카오 재배지역의 강우 패턴을 변화시켜, 기후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는 경작에 필요한 적절한 온도와 강우 조건을 변화시킬 뿐더러 해충의 확산을 촉진하는 구실을 한다.

이미 거대한 글로벌 초콜릿 생산업체들은 유전자 공학을 통해 변화하는 기후 조건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카카오 종자 개발에 뛰어들었다. 사람들이 유전자 조작 초콜릿을 감수할지 아니면 차라리 초콜릿 없는 세상을 감수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초콜릿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사실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주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