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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눈에 비친 연구소

"우드칩 쓰려고 속성수 심으면 생태계 연결망 공백"

목질계 바이오에너지 수요급증 산림 생태계 '비상'

[이투뉴스] 현재 재생에너지로 분류돼 있는 목재펠릿, 우드칩 등 목질계 바이오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산림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산림청은 농·산촌 연료 혁명을 위해 오는 2012년까지 농가주택 4%, 시설원예 8.3%의 연료를 목재펠릿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탄소순환림' 조성사업을 시행, 탄소집약도가 높은 단벌기 속성수종의 조림을 통해 더 많은 목재자원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탄소순환림 육성을 위해 산림을 벌목하고 백합나무, 리기테다 소나무 등 2~3년이면 자라는 속성수로 산림형태을 바꾸는 데 문제가 있다는 학계의 지적이 나왔다.

산림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다.

윤여창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탄소집약도가 높은 단벌기 속성수종을 인공조림하면 우리나라 생태계 연결망에 공백이 생긴다"면서 "자생 곤충이나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을 파괴해 생물다양성의 감소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 동부에서 도입한 목백합나무로 탄소순환림을 조성하면 탄소집약도는 개선되겠지만 산림의 생물다양성이 줄어들고 장기적으로는 생태 효율성 역시 감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준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목질계 바이오에너지는 분명 재생에너지가 맞지만 이를 위해 나무를 벌목하게 된다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나무 자체가 없어지는 것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국제 환경단체들도 목질계 바이오에너지로 인한 산림 훼손 문제의 심각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월 국제 숲 연합 등 국제 환경단체들이 발간한 보고서 '나무 바이오에너지: 녹색 거짓말'에 따르면 지난 4월 스웨덴의 전력회사 바텐펄(Vattenfall)이 리베리아 고무나무에서 고무를 추출하고 남은 부산물로 목재칩을 생산해 자국의 발전소에 이용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하자 리베리아의 고무나무 가격은 배 이상 올랐다.

리베리아는 나무를 벌목하고 대규모 고무나무 농장을 조성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안 연구원은 "스웨덴은 단순히 남은 목재를 쓴다고 생각하지만 저개발 국가의 사정은 다르다"며 "강대국이 바이오에너지를 쓰겠다는 발표만 했는데도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태양광과 풍력 등으로 재생가능에너지를 골고루 분산시켜 사용해야 한다. 한 가지에만 몰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010.07.19, 이투뉴스, 전빛이라 기자)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