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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과 이슈

'지구를 위한 한시간의 어둠', 실제 효과는?

2007년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이 호주 시드니에서 처음 시작했던 '지구시간(The Earth Hour)'은 지구를 위해 한 시간 동안 전등을 끌 것을 제안하는 캠페인이다. 올해에는 지난 3월 27일 저녁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120여개국 4,000여개 도시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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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 시간 정도 전등을 끄는 이 캠페인의 실제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전등 하나 쯤이야 특별한 효과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전등 한 개를 끄는 것은 기대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 전구 한 개를 밝히는데 단위 100의 석탄이 필요하다고 가정해보자. 이 중 40%는 석탄을 태워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 35%는 전기를 가정까지 보내는 과정에서 고스란히 손실된다. 실제 전구를 밝히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2%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등 하나를 끄면 그 전구를 밝히는데 필요한 전력량뿐만 아니라, 그것을 수송하고 변환하는데 필요한 더 많은 양의 에너지원을 절약하는 셈이 된다.

하지만 전등 끄기 캠페인의 한계도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는 지구시간 행사를 통해 42MW의 전력을 절약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양은 싱가포르 전체 전력 사용량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것이다. 시민들은 전등을 꺼 전력 사용량의 1% 정도를 줄였지만, 기업들은 평소대로 에너지를 사용했기 때문에 절대적인 양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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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에서의 ‘지구시간’ 2010 사진출처: 워싱턴포스트


'지구시간'의 '리바운드 효과(rebound effect)'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리바운드 효과'는 에너지 저감기술이나 정책이 의도와 달리 실제 에너지 사용량을 높여 에너지 절감량을 상쇄하는 효과를 일컫는다. 백열등을 고효율 형광등으로 교체한 사람이 전기세에 대한 걱정을 줄이게 되면서,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을 덜 하게 된 나머지 에너지를 이전보다 더 많이 쓰게 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리바운드 효과'는 지구시간 캠페인에도 적용할 수 있다. 지구를 위해 한 시간 동안 '에너지를 절약했다'는 생각이 '이만큼 절약했으니까 이건 좀 써도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되면, 에너지 절약의 역효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전등을 끄는 대신 TV를 틀어놓는다든지, 지구시간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외출한다면, '지구를 위한 한 시간'은 의미 없는 일이 될 것이다. 따라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신의 절약 행위가 혹 또 다른 에너지 소비를 유발하지는 않는지 늘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주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