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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바깥 소식

[EU] 에디슨의 백열전구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30년 전 미국에서 토마스 에디슨이 발명한 백열전구가 유럽에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예정이다. 지난주 화요일부터 유럽연합(EU)은 백열전구 생산과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2016년까지 유럽대륙 내에서 단계적으로 백열전구를 퇴출시키는 대신, 고효율 형광전구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중에 나와 판매되고 있는 재고량이 바닥날 때까지만 백열전구 구매가 가능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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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화요일부터 유럽연합은 백열전구 생산과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Leon Neal/Agence France-Presse)

이러한 움직임은 2007년 브뤼셀에서 열린 EU 환경장관 회의에서 합의된 계획을 따르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감축하겠다는 목표로 전구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모니터 등 각종 전자제품들을 고효율 모델로 전환시켜나가고 있다. EU는 백열전구를 완전히 퇴출시킬 경우, 매년 1,500만t에 달하는 CO2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덴마크가 한 해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에 맞먹는 규모다.

고효율 형광전구의 가격은 10~14유로 정도로, 개당 70센트 정도하는 백열전구에 비해 비싸지만, 80%에 가까운 에너지를 절약하며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구입 가격은 비싸지만 결과적으로 한 가정이 한 해 동안 형광등 사용을 통해 절약하는 전기료는 50유로에 달하며, 유럽 전체로 따지면 50억 유로 정도가 절약된다는 것이다.

유럽 소비자 단체인 BEUC는 이러한 정책이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주는 것임은 물론, 소비자들이 에너지효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차갑고 어두운 느낌을 주는 형광전구가 싫다며, 백열등을 사재기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일에서는 백열등 생산금지를 앞두고 백열등 소비가 평소보다 337% 증가했다는 상점도 나타나고 있다.

백열등 판매금지와 형광등 사용은 소비자들 사이에 끝없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익숙함이나 미학적인 이유로 백열등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형광등은 수은을 포함하고 있어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건축물의 전기설비들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는 점과 간질이나 불안장애 등 건강상의 문제로 백열전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불만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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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w.moonbattery.com


백열전구 사용금지 정책을 시행하는 곳은 유럽연합이 처음은 아니다. 호주와 쿠바는 이미 유사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미국 또한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백열전구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다.

유럽연합은 형광등에 들어있는 수은의 유해성을 인정하면서, 형광등이 깨졌을 경우 대처방법과 사용 후 분리수거 등 주의사항을 홍보하고 있다. 또한 백열전구 생산이 중단된다 해도 짧게는 2011~2012년까지 구입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재고가 남아있다며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형광등에 대한 거부감과 우려를 고려해, 독일의 오스람과 네덜란드의 필립스등 유럽의 전구생산업체들은 전통적인 백열전구와 같은 모양에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고효율 형광전구를 개발 중이다. 한편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은 에너지 효율이 낮은 할로겐 조명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상 백열전구 사용금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